두바이산 배럴당 30달러대로 올라 여건 호전… 수요 늘어야 실적 회복
국제유가가 배럴당 30달러선을 회복하면서 올해 1분기 역대 최악의 실적을 낸 국내 정유4사가 반등의 기회를 맞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배럴당 13달러선까지 떨어졌던 두바이유 가격이 지난 15일을 기점으로 30달러대로 올라왔다. 최근 세계 곳곳에서 봉쇄 해제와 이동제한 완화 조치가 이뤄지고, 백신 개발에 진척을 보이면서 부분적으로 회복된 투자심리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국제유가 반등은 올해 1분기 나란히 ‘창사 이래 최악의 분기 실적’을 낸 국내 정유4사로서는 반가운 소식이다. 올해 1분기 SK이노베이션 1조7752억원 영업손실을 비롯해 GS칼텍스 1조318억원, 에쓰오일 1조73억원, 현대오일뱅크 5632억원 등 정유4사 합계 4조3000억원의 적자가 발생했다.
적자 중 가장 폭이 컸던 것은 재고평가 손실로 전체 손실 중 약 70%에 달한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원유의 가격이 떨어지면서 각 업체가 보유하고 있던 원유의 자산가치가 폭락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1분기 재고평가 손실에 이어 4월에도 유가가 바닥을 치면서 2분기 실적도 부정적인 평가가 많았다”며 “유가가 일부 회복되고 있어 재고평가는 1분기보다 더 떨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문제는 정제마진이다. 이 원유를 가공해 얻는 제품들의 가격은 상승세가 눈에 띄지 않는 상황이다. 경제마진은 원유에서 나오는 경유와 휘발유, 항공유(등유) 등은 경제활동이 활발해지며 소비가 살아나야 영향을 받는다. 그러나 경기 불확실성 우려는 여전하다. 핵심산업인 자동차업계와 항공업계, 건설업계의 수요가 늘어야 정유사의 상황이 호전된다는 이야기다.
결국 정유업계가 더 좋지 않은 상황으로 몰리지는 않더라도 실적회복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19의 재확산 여부, 위축된 소비심리 완화, 유가 변동 가능성 등 여러 변수들 앞에 정유업계가 당장은 위기상황 탈출이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이다.
이정우 기자 woolee@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