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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C서울 마네킹 공급업체 “구단도 함께 설치 확인…논란엔 책임 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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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17일 오후 2020 K리그1 FC서울과 광주FC의 경기에 앞서 서울월드컵경기장 관중석에 FC서울 측에서 준비한 응원 마네킹이 설치되어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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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얼돌 논란’ 중심에 선 FC서울의 법적 대응 방침에 대해 마네킹 공급업체 A사가 “사전에 사진과 영상자료를 (서울 측에)전달했다”며 “서울 관계자들과 마지막까지 확인한 부분으로, 마네킹의 신체 노출 부분에 대해선 서로 꼼꼼하게 체크하지 못한 잘못이 있다”고 설명했다.

A사 관계자는 19일 본보와 통화에서 “우리 마네킹이 성인용품이란 시선에 대해선 반박의 여지가 있다고 본다”며 “(경기장에 설치한)마네킹이 섹스돌과 외형은 같지만 여성의 성기부분을 막고 남성 마네킹의 성기도 없는 상황이었다”고 했다. 또 “서울 구단과 사전에 얘기했을 때도 ‘리얼마네킹’이란 설명을 했고, 사진과 영상자료를 드렸기 때문에 사기라는 식으로 나온다면 어폐가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서울은 17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무관중 경기로 열린 광주FC와의 하나원큐 K리그 2020 2라운드 홈경기에서 관중석에 A사에서 제공한 약 30개의 마네킹을 설치했지만, 이내 ‘리얼돌 논란’에 직면했다. 무관중 경기의 허전함을 메우고 이색적인 재미를 전하겠다는 게 구단 의도였지만, 온라인 상에서 일반 마네킹이 아닌 성인용품 ‘리얼돌’이라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논란이 시작됐다.

구단과 A사측에 따르면 실제 30개의 마네킹 가운데 10개가 리얼돌로 밝혀졌고, 마네킹 손에 쥐어진 응원 피켓엔 A사가 리얼돌을 제작해 납품했었다는 B업체명과 함께 B업체 소속 성인방송 BJ(Broadcasting Jockeyㆍ방송진행자) 이름이 적혀 논란은 증폭됐다. 이후 비난 여론이 거세지자 서울 구단은 A사에 대한 법적 대응 검토 방침을 전했다.

A사 관계자는 “최초엔 (마네킹 설치를) PPL(product placementㆍ간접광고)로 제안했지만 광고행위가 절대 안 된다는 피드백을 받았다”며 “우리는 A사와 B사 피켓 사진만 찍고 철수하겠다고 양해를 구한 뒤 사진을 찍고 (광고 피켓을)철수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피켓을 철수하는 과정에서 일부가 남아있는 걸 끝까지 확인하지 못한 큰 실수가 있었다”면서도 “그건 우리가 단독으로 몰래 세워놓은 게 아니라 구단 관계자와 서포터, 사진기자들도 (현장에)계셨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당초 관중석 상단에 진열된 마네킹을 구단 요청에 따라 1층으로 옮겨 진열했다고도 주장했다. 그는 “원래 오전 9시에서 12시까지 (진열작업을)하려고 했는데, 코로나19 탓에 발열검사를 하느라 10시를 넘겨 경기장에 입장했다”며 “12시가 다 돼서야 힘들게 진열을 마무리 했다”고 했다. 이어 그는 “(경기 당일) 비가 내릴까 봐 맨 뒷자리에 마네킹을 진열했는데, 구단 측에서 1층으로 옮겨 진열해달라고 요청해 오후3시부터 4시쯤까지 3층(원래 마네킹을 설치했던 뒤쪽 좌석)에 있던 걸 다 내려 진열했다”고도 덧붙였다.

A사 관계자는 이번 논란에 따른 자사 손해도 막심하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우리는 리얼마네킹을 대량으로 만들 수 없는 소규모 공장”이라며 “이런 논란(성인용품이란 주장) 때문에 마네킹으로 팔기 힘들어진 입장이라 손해를 본 입장”이라고 했다. 끝으로 그는 “서울 구단 조치에 따라서 얘기할 게 있다면 하겠고, 타당한 책임을 져야 한다면 우리도 책임을 질 것”이라고 했다.

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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