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대통령 WHO 기조연설 "한국 한 명의 감염자없이 총선 치러"

현직 韓대통령 최초 WHA 기조연설, “韓총선, 민주주의 축제 만들어내”

“韓국민, ‘모두를 위한 자유’ 선택… 마스크 착용, 사회적 거리두기”

“韓정부, 신속 검사와 창의적 방식으로 국민 노력 뒷받침”

문재인 대통령은 18일 세계보건기구(WHO) 최고 의결기구인 세계보건총회(WHA) 화상회의 기조연설에서 코로나 사태 속 치러진 4·15 총선을 언급하며 “엄격한 방역 절차에도 불구하고 2900만 명 넘는 유권자가 투표에 참여했고, 한 명의 감염자 없이 ‘민주주의의 축제’를 만들어냈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청와대 본관 집무실에서 세계보건기구(WHO) 세계보건총회(WHA) 초청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청와대

문 대통령은 이날 총회에서 최근 사전 녹화한 영상 메시지를 통해 한국의 코로나 대응을 소개하며 이같이 말했다. 우리나라 현직 대통령이 WHA 기조연설을 한 것은 처음이다. 2004년 5월 김대중 전 대통령은 ‘전직 대통령’ 자격으로 연설을 했었다. 이날 화상 총회엔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코로나를 이기기 위해 대한민국 국민이 선택한 ‘모두를 위한 자유’의 길을 소개하고자 한다”며 “한국 국민들은 개개인이 갖고 있는 자유를 ‘모두를 위한 자유’로 확장시켰다”고 했다. 이어 “‘이웃’을 바이러스를 전파하는 위험한 대상으로 여기고 봉쇄하고 차단하는 대신, 나의 안전을 위해 이웃의 안전을 먼저 지켰다”면서 “자유롭게 이동하고 경제활동을 지속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마스크를 착용하고 ‘사회적 거리두기’에 적극 참여했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높은 시민의식으로 ‘모두를 위한 자유’의 정신을 실천하며 방역의 주체가 돼준 국민들 덕분에 개방성·투명성·민주성의 3대 원칙이 힘을 발휘할 수 있었다”며 “정부도 신속하고 광범위한 진단 검사와 창의적인 방식으로 국민의 노력을 뒷받침했다”고 말했다.

다만 “한국이 코로나에 아직 완전히 승리한 것은 아니다”라며 “아직도 산발적인 집단감염이 이어지고 있다. 치료제와 백신이 준비되지 않는다면 또다시 새로운 대유행이 올 수도 있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자유의 정신’에 기반한 ‘연대와 협력’이야말로 코로나와의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무기”라며 세 가지를 제안했다. 문 대통령은 “보건 취약 국가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확대하고, 방역 경험을 공유해나가야 한다”며 “한국은 올해 총 1억불 규모의 인도적 지원을 계획하고 있다”고 했다. 또 “백신과 치료제 개발을 위해 국경을 넘어 협력해야 한다”며 “WHO 국제보건규칙을 비롯한 관련 규범을 빠르게 정비해야 한다”고도 했다.

이번 기조연설은 WHO측 요청으로 이뤄졌다.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WHO 사무총장은 지난달 6일 문 대통령과 통화에서 아시아 대표로 기조발언을 해줄 것을 제안했다. 이날 회의에서 유럽 대표로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아프리카 대표로는 시릴 라마포사 남아공 대통령이 각각 기조연설을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광주광역시 동구 옛 전남도청 앞 5·18 민주광장에서 열린 제40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안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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