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17 (일)

이슈 MLB 메이저리그

MLB 재개하는데…뿔난 선수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미국프로야구(MLB)가 리그 재개 방안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노사 갈등에 휘말렸다. 양쪽 모두 반드시 경기를 치르는 것이 손해를 줄이는 길이지만 이중적으로 급여 삭감을 감수하라는 구단 측 주장에 선수 노조가 크게 반발하고 있다.

2018년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 수상자 블레이크 스넬은 지난 14일(현지시간) 개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구단주들이 선수들과 수입을 나누길 주장하면 올 시즌 출전을 거부할 수 있다"고 심경을 밝혔다. 리그에서 손꼽히는 스타 브라이스 하퍼가 지지하는 등 스넬의 소신 있는 발언은 선수들에게 환영받고 있다. MLB 사무국과 30개 팀 구단주들이 승인한 '7월 리그 재개 방안'에 대해 스넬이 불만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당시 회의에서 각 구단은 시즌을 절반(82경기)만 치르고 발생하는 구단 수입 중 50%를 선수들에게 나눠주는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 때문에 구단들이 막대한 재정적 타격을 입고 있는 상황에서 '어려울 때 돕고 살자'는 구단 측 제안은 일견 타당해 보인다. 하지만 이미 경기 수 축소에 따른 연봉 삭감을 받아들인 선수들에게 발생하는 수익을 또 나누자고 제안한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주장이다. 선수들 의견을 대변하는 슈퍼 에이전트 스콧 보라스는 "선수들은 한 번 양보한 상황이며 추가로 연봉을 협상하는 일은 없다"고 못 박았다.

선수 노조가 반대하는 이유는 단순히 받을 돈이 적어서가 아니다. 토니 클라크 MLB 선수노조 사무총장은 "구단 수입에 기반해 선수 연봉을 제한하는 건 선수들 몸값을 제한하는 샐러리캡(연봉 총상한)"이라고 주장했다. 미국프로농구(NBA)·미국프로풋볼리그(NFL)와 달리 MLB는 샐러리캡 제도가 없다. 결국 한 번 선례가 생기면 구단들은 언제든지 재정적 어려움을 호소하며 선수 연봉에 손을 대는 일이 발생할 수 있는 것이다.

결국 양측은 이달 안으로 반드시 리그를 재개하는 데 합의를 이뤄야 한다. 구단 측은 리그가 이대로 열리지 않으면 구단 수익에서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중계권 수익이 날아가게 되고 그렇게 되면 재정이 튼튼하지 않은 팀들은 부도 위기에 처할 수 있다. 선수들은 금전적 손해에 개인 기록 손실은 물론 이듬해 자유계약(FA) 시장에서도 가치가 급락할 수밖에 없다.

[이용건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