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1달러 하락시 1000억 이익
전기료 ‘유가연동제 도입 적기’ 지적
정부 “당장 결정할 사항 아냐” 신중
나주혁신도시에 있는 한국전력 본사 전경. [헤럴드 DB] |
한국전력공사가 3년만에 올해 영업실적 흑자 전환 실적표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국제유가 급락으로 연료비용 부담이 대폭 줄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통상 국제유가가 배럴당 1달러 하락할 때 한전의 연간 영업이익은 약 1000억원 이상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저유가시기에 발전연료의 가격에 따라 전기요금이 정해지는 ‘연료비연동제’ 도입을 해야한다고 조언했다. ‘코로나19’로 저유가 기조가 장기간 이어질 전망으로 소비자가 전기요금 인하 혜택을 누려야한다는 것이다. 정책당국도 이와관련 고심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4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한전은 오는 15일 ‘2020년 1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한다. 산업부 안팎에서는 저유가기조로 올해 1분기 한전 영업이익이 흑자로 전환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2018년 2080억원, 2019년 1조2770억원 등 지난 2년 간의 영업적자에서 큰 폭으로 회복하는 것이다.
한전의 실적은 전력 수요와 발전 단가에 따라 좌우된다. 따라서 최근 국제유가 급락세에 발전소에 투입되는 연료비 부담이 대폭 줄었다. 발전 단가 하락은 가파른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 14곳이 전망한 한전의 올 1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4540억원이다. 2008년 이후 최대 적자를 냈던 지난해 영업손실(1조2765억원)을 뒤로하고 흑자전환이 기대된다. 실적 개선이 본격화되는 올 3분기에는 무려 2조2793억원에 달하는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학계에서는 지금이 전기요금에 유가연동제를 도입할 적기라고 목소리를 내고 있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은 최근 국무총리실 산하 경제·인문사회연구회에 제출한 ‘국내 에너지 부문 요금체계 현황 진단 및 정책방향 연구’를 통해 연료비 연동제 도입을 촉구했다. 연료비 연동제는 연료비용을 전기요금에 연동하는 제도다. 현행 전기요금 체계는 연료비 등락과 관계없이 사용량에 따라 일정한 금액을 부과하는 방식이다. 한전이 이사회에서 전기요금 체계를 결정, 정부 산하 전기위원회에서 승인받는 구조다. 이는 연료비 연동제를 도입한 석유나 가스 등과 대비된다.
한전은 연료비 연동제 도입에 긍정적이다. 김종갑 한전 사장은 2018년 취임이후 줄곧 “두부값(전기료)이 콩값(연료비)보다 싸지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며 전기료를 시장 원칙에 따라 정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해 오고 있다.
산업부 한 관계자는 “많은 전문가들이 저유가인 지금이 전기요금에 유가연동제를 도입할 수 있는 적기라는 의견을 주고 있다”면서 “하지만 당장에 결정할 사항은 아니다”고 말했다. 배문숙 기자
- Copyrights ⓒ 헤럴드경제 & heraldbiz.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