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안 잡힌다'고 자만하던 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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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레그램 ‘N번방’을 최초로 개설하여 성(性) 착취물을 공유한 ‘갓갓’ 문모씨(24)가 12일 오후 취재진 앞에 섰다. 문씨는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이날 오전 10시 20분쯤 경북 안동경찰서 유치장을 나섰다.
문씨는 "혐의를 인정하느냐", "갓갓이 맞느냐" 등의 취재진 질문에 아무런 답도 하지 않고 호송차에 올랐다. 이날 오전 11시부터 대구지법 안동지원에서 문씨의 영장실질심사가 열렸으며, 경찰은 전날 미성년자와 아동을 포함한 다수의 여성에게 성 착취물 영상을 촬영하게 한 뒤 이를 유포한 혐의(아동청소년성보호법 위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검찰은 같은날 법원에 영장을 청구했다. 문씨의 구속 여부는 이르면 이날 오후에 결정될 전망이다. 경찰은 문씨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되면 신상정보 공개 심의위원회를 열고 신상을 공개할지 결정할 계획이다.
문 씨는 지난해 2월부터 텔레그램 n번방으로 불리는 1~8번방 등 모두 8개의 성착취물 유포방을 운영했다. 주로 SNS에서 노출 사진 등을 올리는 일탈 계정에 운영진을 가장해 접근한 뒤 재로그인을 요구하는 URL을 보내 개인정보를 캐냈다. 피해자가 여기에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입력하면 개인정보가 갓갓에게 넘어가는 방식이다. 이후 수집한 개인정보를 이용해 피해자들을 협박, 이를 통해 신체 사진을 요구하고 개처럼 짖거나, 남자 화장실에서 음란행위를 하는 영상을 찍게 하는 등 성 착취물 수백개를 제작해 배포했다. 피해자 상당수는 미성년자였으며 성인 남성이 숙박업소에 감금된 중학생을 성폭행하는 범죄 영상도 공유된 것으로 전해져 충격을 더하고 있다.
'돈'이 목적이던 조주빈과는 다르게 문 씨는 단순히 스트레스를 풀기 위한 방편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을 추정된다. 지난해 2월 ‘와치맨’이라는 닉네임을 쓰던 전모(38)씨와 나눈 대화 내용을 보면 문씨는 범행 이유가 뭐냐는 질문에 “일탈”이라고 답했었다. “피해자들에게 할 말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미안해. 이제 안 할게”라고 답하면서도 “아직 연락하는 피해자가 있느냐”는 추가 질문엔 “있을 걸”이라고 답했다. 잠적하기 직전까지도 일부 피해자를 대상으로 한 범행이 지속되고 있었음을 암시하는 대목이다.
또한 텔레그램에서 오래 활동해 온 인물들은 갓갓이 “조주빈보다 더 악랄한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텔레그램 관련 제보자 B씨는 지난 1월 갓갓이 박사방에 들어와 조주빈과 나눈 대화를 공개하며 “조주빈은 돈을 벌기 위해 그런 짓을 했다면 갓갓은 순수하게 재미로 했다”며 “자료를 무료로 뿌리다 보니 피해 범위가 훨씬 넓었다”고 전했다.
우한재 기자 whj@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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