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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4 (화)

초호화 사치 김정은, 국민에게 승마 장려할 정도로 현실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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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대표적 말인 ‘올로프 트롯터(Orlov Trotter)’를 탄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조선신보


북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최소 5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는 노동당 ‘제39호실’ 비자금으로 ‘제왕적’ 사치 생활에 빠져 있다고 시사저널 최신호가 보도했다. 북한 전역에 운영 중인 33개의 호화 별장에서 요트·제트스키·승마 등 일반 국민들은 상상할 수 없는 호화 스포츠를 즐기고, 외제차·해외 맞춤 양복 등을 사들인다는 것이다. 또 사치에 익숙한 김정은이 한 군부대 시찰에서 “어릴 때부터 승마를 하면 허리가 튼튼해진다”며 승마를 적극 장려할 정도로 일반 국민들의 현실을 너무 모른다고 시사저널은 보도했다.

◇요트·제트스키·승마 등 호화 스포츠 즐겨…

1988년부터 13년 동안 김정일의 전속 요리사로 일하며 차남 정철과 삼남 정은의 '놀이 상대'로 그들의 생활을 곁에서 지켜봤던 후지모토 겐지(藤本健二)는 김정은에 대해 “그가 18세 때 ‘나는 매일 제트스키를 타고 롤러 블레이드와 승마를 즐기는데 일반 국민들은 어떻게 지내고 있나?’라고 물은 적이 있다”고 증언했다.

현재 함경북도 경성군, 강원도 원산 송도원 등의 김정은 전용 별장에는 요트·제트스키 등의 수상 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선착장이 설치되어 있다. 김정은의 측근들은 지난해 이곳에 대당 1000만 달러(한화 약 105억원) 상당의 최고급 요트들을 들여오기 위해 유럽 요트 제작업체와 협상을 진행한 적이 있다. 2009년과 그 이듬해에는 이탈리아제 제트스키 10여대를 사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평양 강동별장에는 승마장이 있는데, 김정은은 최근 이곳에 러시아의 대표적 말인 ‘올로프 트롯터(Orlov Trotter)’ 종(種) 수십 마리를 들여왔다고 한다. 김정은 일가가 승마를 즐기기 위해서다. 김정은은 지난해 11월 군 기마중대를 방문할 때 이 러시아산 말을 탔고, 방문 중 “어릴 때부터 승마를 하면 허리가 튼튼해진다”며 승마를 적극 장려할 것을 지시했다. 이에 대해 북한 소식통은 시사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이는 호화 생활에 파묻혀 식량난에 허덕이는 비참한 북한 현실을 보지 못하는 철없는 독재자의 단면을 드러낸 것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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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의 호화 별장 선착장에 정박해 있는 고급 요트./조선일보DB


◇북한 전역에 33개 호화 별장 운영

북한 전역에는 33개의 김정은 전용 별장이 운영되고 있다. 주로 평양과 원산, 신의주, 강동, 신천, 단천, 백두산, 묘향산, 함흥 등 경치가 수려한 명산과 바닷가에 위치하고 있다. 규모는 각각 수십만 제곱미터로, 총 면적은 3000만㎡ 이상 될 것으로 추정된다.

김정은은 후계자로 공식화된 2010년 9일 이후 별장을 신축하거나 기존 별장을 증축해왔다. 평양 중구역에 위치한 ‘15호 관저’를 철거하고 새 건물을 지었는데, 이곳은 유방암으로 사망한 김정은의 생모 고영희가 거주했던 곳이다. 또 온천으로 유명한 함경북도 경성군에는 기존 김정일 별장을 허물고 수입 건축 자재를 들여와 연회장과 빌라 등을 갖춘 새 별장을 지었다.

◇외제차·해외 맞춤 양복·양주·애완견 사들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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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8월 31일 조선인민군 무장장비관 전자도서관에 등장한 리설주의 패션 아이템들. 미국 티파니의 열쇠 목걸이(약 480만원), 프랑스 크리스천 디오르의 클러치 백(약 180만원), 스위스 모바도 손목시계(약 120만원)./조선중앙통신


200만~300만명의 아사자를 낸 고난의 행군 시기(1995~2000년)에 김정은은 스위스에서 호화 유학생활을 했다. 김정은은 7일 노동신문에 기고한 ‘우리가 사는 시대’란 제목의 200자 원고지 44매 분량의 회고록에서 “고난의 행군 시기 나는 호의호식하지 않았다. (중략) 풋강냉이 한 이삭으로 끼니를 에울(때울) 때도 있었으며 거의 매일 주먹밥과 죽으로 끼니를 에웠다”고 밝혔지만, 사실 외제 사치품을 매우 좋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사저널 보도에 따르면 김정은은 평소 메르세데스 벤츠의 SUV ‘GL-Klass’를 즐겨 탄다. 이 모델은 미국 프리미엄 SUV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제작된 것으로, 판매 가격은 대당 10만9000유로(한화 약 1억 6000만원)에 달한다. 방탄용으로 개조할 경우 가격은 더 높아진다.

김정은 측은 지난해 10월 말에는 세계적인 패션 고장 프랑스, 이탈리아, 홍콩 등지에서 ‘명품 수제(手製) 양복 장인’을 초청하기 위해 협상을 벌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 외교 소식통은 시사저널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은 양복 전문가 초청을 위해 간부들을 파견하는가 하면, 고급 양복지와 재단 기구들을 사들였다”고 말했다. 또 김정은은 자신이 좋아하는 중국산 애완견 ‘시추(獅子·Shih Tzu)’를 사들이고 있으며, 파티용 포도주와 양주 수입량이 김정일 시절보다 확연히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외화 획득 창구 막혀 ‘충성 자금’납부 강요하기도

우리 정부는 2010년 천안함 사건 이후 인도적 지원과 개성공단 등을 제외한 모든 대북 교류를 전면 중단했다. ‘일명 5·24 조치’다. 또 미국과 유럽연합(EU)도 금융 제재를 통해 김정은의 통치 자금 통로를 틀어막았다. 지난 7일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북한 최고위층을 위한 요트·스포츠카·보석 등의 사치품을 ‘수입 금지 품목’에 명시하며 새 대북제재 결의문을 채택했다.

김정은 정권은 부족한 비자금을 채우기 위해 간부들에게 ‘충성 자금’ 납부를 강요하고 있다고 시사저널은 보도했다. 또 해외로부터 외화 획득이 어려워지자, 주민들을 대상으로 외화를 시세보다 높게 환전해주는 ‘시장 환전소’를 운영하고 휴대전화나 차량을 판매할 때는 달러 결제를 강요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동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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