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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고용위기와 한국경제

코로나 영향으로... 전일제 환산 취업자 수, IMF때보다 감소폭 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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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고용시장에 미친 실질적 영향은 지난 17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3월 고용동향’에 나타난 것보다 훨씬 심각한 것으로 파악됐다. 한국경제연구원이 성신여대 박기성 교수팀에게 의뢰한 ‘전일제 환산 취업자 수 추정 및 분석’ 연구 결과 이와 같이 나타났다.

◇IMF에 필적하는 고용충격, 통계청 발표치(-0.7%) 보다 10배 이상 높아

박기성 교수팀이 고용동향 통계의 원자료인 경제활동인구조사 마이크로데이터를 재가공해 ‘전일제 환산(FTE)’ 방식의 취업자 규모를 구해본 결과, 3월 FTE 취업자 증가율은 전년 동월에 비해 7.6%나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이 발표한 3월 취업자 수의 전년비 감소율 0.7%보다 약10배나 가파른 것으로, 과거 IMF 외환위기에 필적한 수준의 감소율이다. 이는 통계청 고용통계에서와 달리 코로나 사태가 고용동향에 미치는 실질적 영향이 IMF 위기 당시(-7.0%)와 비슷한 수준이었음을 보여준다.

전일제 환산 취업자 수는 한 주에 40시간 풀타임으로 일한 사람을 전일제 환산 1명(1FTE)으로 산정하는 것이다. 20시간 일하면 전일제 환산 0.5명(0.5FTE), 60시간 일하면 전일제 환산 1.5명(1.5FTE)으로 간주한다.

◇서비스업종, 전일제 환산 시 통계청 통계보다 감소율 2~4배 가팔라

코로나 사태의 타격을 가장 많이 받은 직종은 대면 서비스직으로 나타났다. ‘사회적 거리두기’ 운동과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에 대한 공포로 소비자들이 외출과 외식을 극도로 꺼리는 분위기가 조성됐기 때문이다. 실제 통계청에서 발표한 3월 취업자 수의 전년 동월비 감소율도 ▲도매 및 소매업 –4.6% ▲숙박 및 음식점업 –4.9% ▲교육 서비스업 –5.4% 순으로 컸다.

그러나 FTE 취업자 수는 이보다 더 큰 폭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3월 FTE 취업자 수의 전년 동월비 감소율은 위의 세 항목의 경우 ▲도매 및 소매업 –11.2% ▲숙박 및 음식점업 –14.6% ▲교육 서비스업 –24.9%로 통계청 통계보다 2배, 많게는 4배 이상 가파른 것으로 나타났다.

조선일보

/자료=한국경제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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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 통계에서는 취업자가 증가했다고 발표됐지만 FTE 취업자 수는 감소한 업종도 존재했다. 통계청 발표에서 3월 취업자 증가율(전년 동월비)은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 3.7% ▲예술·스포츠 및 여가관련서비스업 2.0% ▲운수 및 창고업 5.0% ▲사업시설관리, 사업지원 및 임대서비스업 1.5%으로 집계됐으나, 해당 업종들의 FTE 취업자 수 추이를 보면 3월 기준 전년비 증감율은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 -3.9% ▲예술·스포츠 및 여가관련서비스업 -16.8% ▲운수 및 창고업 -5.4% ▲사업시설관리, 사업지원 및 임대서비스업 –4.3% 등으로 나타났다.

박 교수는 “FTE 기준으로 봤을 때는 기존의 통계청 고용통계로 봤을 때에 비해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실질적 일자리가 훨씬 더 심각하게 줄어든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하며 “정부가 서비스업종 근로자에 대한 지원 대책을 마련할 때는 통계청 방식 뿐 아니라 이 FTE 방식 통계에서 나타난 피해 규모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고령자 일자리, 통계청 통계는 증가세이나 전일제 환산시 감소세

통계청 3월 고용동향 자료에서는 전 연령대 중 60대 이상 연령대에서만 유일하게 취업자 수가 전년보다 증가한 것으로 나온다. 하지만 FTE 기준으로는 노인들의 일자리도 감소세였다.

조선일보

/자료=한국경제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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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3월 취업자 수 추이는 연령대별로 ▲60세 이상 7.4%(전년 동월비 증감율) ▲50대 -1.2% ▲40대 -1.8% ▲30대 -2.0% ▲20대 -4.8% 꼴이었다. 60세 이상 노인층은 코로나 사태에도 오히려 전년에 비해 취업자가 증가한 것으로 나왔다. 반면 FTE 취업자는 노인층 일자리도 마찬가지로 감소세였다. FTE 기준 3월 취업자 수 추이는 연령대별로 ▲60세 이상 -1.0%(전년 동월비 증감율) ▲50대 -8.5% ▲40대 -8.9% ▲30대 -7.5% ▲20대 -10.0% 이었다.

특히 FTE 기준 취업자 증가율과 통계청 방식 취업자 증가율을 비교해봤을 때 그 격차가 가장 크게 벌어지는 것은 60대 이상(8.4%p)이었다. 60대에서 머릿수 계산 방식 취업자 수와 실질적으로 일할 수 있는 시간 사이의 괴리가 가장 크게 나타난 것이다. 이는 노인층의 실질적 고용, 소득 상황은 통계청 통계가 보여준 것보다 더 크게 악화됐을 수 있음을 보여준다.

박 교수는 “FTE 통계를 통해 정부는 우리나라 고용시장에 미친 실질적인 충격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하며 “단기적 대응으로서 근로시간 단축을 대량 해고에 대한 대안적 관리방안으로 고려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신은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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