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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유가와 세계경제

널뛰기 유가에 3배 레버리지 ETN 도입 논의 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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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도입을 추진하던 3배 레버리지 상장지수증권(ETN)을 허용하지 않기로 가닥을 잡았다.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등 국제유가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개인 투자자들이 과도하게 ETN 투자에 몰리면서 시장이 왜곡돼 3배 레버리지 ETN을 도입할 상황이 아니라는 판단을 내린 것이다. ETN은 원자재, 채권지수 등의 기초자산 수익률을 따라가도록 만든 금융상품으로 국내 거래소에 상장돼 거래되는 ETN은 레버리지가 최대 2배까지만 허용된다.

조선비즈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현황판.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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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고위 관계자는 "지금 2배 레버리지 ETN도 이렇게 문제가 많이 되는데 3배 레버리지 ETN을 도입할 수는 없다"며 "(3배 레버리지 ETN을 도입하는 것은)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29일 말했다. 정부의 다른 관계자도 "지금으로서는 도입할 수 없다"며 "외국 시장에는 많게는 7배짜리 ETN이 거래되고 있지만 다른 나라에 있다고 해서 우리도 그런 ETN을 도입해야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앞서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는 지난해 원유, 천연가스, 금 등 원자재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3배 레버리지 ETN을 올해 중 도입하기로 한 바 있다. 한국거래소는 올해 1월 발표한 ‘2020년 주요 사업계획’에서도 이런 내용을 밝혔다. 거래소의 상장규정 시행세칙을 개정해 3배 레버리지 ETN 판매를 허용하겠다는 계획이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재 유럽의 경우 레버리지를 최대 10배까지 허용하는 ETN상품도 판매하고 있다. 이 때문에 ETN을 판매하는 국내 증권사들은 ETN 레버리지 확대를 허용해달라고 요구해왔다.

업계 관계자는 "증권사들이 3배 이상 레버리지 상품을 팔 수 있도록 해달라는 요구를 계속 해왔고 정부와 거래소가 이에 대해 그동안 긍정적으로 검토를 해왔지만 이번 WTI ETN사태로 도입을 검토하기가 어렵게 됐다. 거래소에서도 정부와의 협의를 중단한 상태"라고 말했다.

앞서 WTI는 지난 20일(현지 시각) 5월 인도분 가격이 -37.63달러를 기록하며 사상 처음 마이너스를 기록한 후 급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변동성 장세가 지속되자 차익을 노리고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원유 레버리지 ETN(총 4종)에 투자자들이 몰리고 있는 상태다. 투기수요가 몰리면서 시장가격이 기초지표의 최대 10배까지 치솟았고 거래소는 투자자 보호를 위해 지난주(20~24일)부터 일부 ETN의 거래를 정지시켰다.

정해용 기자(jhy@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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