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 ‘가성비’로 넘는다…내달 ‘보급형 스마트폰 대전’
삼성 접사렌즈·애플 최신 칩세트·LG 그립감 개선 등 내세워
코로나19로 시장 20% 축소 예상…글로벌 시장 주력품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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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기악화로 스마트폰 시장이 침체된 가운데 다음달 ‘가성비’를 무기로 한 ‘보급형 스마트폰(보급폰) 대전’이 펼쳐진다.
애플은 4년 만에 50만원대 중저가 제품으로 출사표를 던졌다. 삼성전자는 30만·50만·70만원대 제품으로, LG전자는 80만원대 제품으로 맞붙는 모양새다. 애플은 영리한 두뇌와 iOS(애플 운영체제)를 자사 제품의 강점으로 피력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가격대가 다양한 5세대(5G) 이동통신용 제품이라는 점을, LG전자는 물방울 모양의 감각적인 디자인을 각각 승부처로 내세우고 있다.
26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애플의 ‘아이폰SE’ 2세대는 저장용량에 따라 55만원(64GB), 62만원(128GB), 76만원(256GB)으로 구분된다. 저렴한 가격에도 최신 ‘프리미엄 스마트폰’(프리미엄폰)인 ‘아이폰11’에 적용된 최신형 칩세트 ‘A13 바이오닉’을 탑재했다. 앱 구동 속도는 비슷한 가격의 스마트폰 중 단연 최고다.
디스플레이와 카메라는 프리미엄폰에 비해 떨어진다. 화면 크기는 3년 전 나온 ‘아이폰8’과 같은 4.7인치다. 6인치 이상으로 화면을 키우는 요즘 추세에는 어긋난다. 카메라도 전면 700만 화소, 후면 1200만 화소로 기능이 다소 떨어진다. 그럼에도 소비자들의 기대가 높은 것은 단돈 55만원에 ‘애플 생태계’ 일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애플TV플러스’,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애플 뮤직’, 클라우드 서비스 ‘아이클라우드 스토리지’, 게임 서비스 ‘애플 아케이드’는 안드로이드 이용자들이 진입할 수 없는 세계다.
삼성전자는 5G폰 대중화에 방점을 찍었다. 6.7인치 화면의 ‘갤럭시A71 5G’는 70만원대, 6.5인치 화면의 ‘갤럭시A51 5G’는 50만원대로 예상된다. 지난해 4월 5G 상용화 이후 출시된 대다수 5G폰 가격이 100만원을 훌쩍 넘겼던 점을 감안하면 매력적인 가격인 게 분명하다.
카메라 성능도 눈여겨볼 만하다. 프리미엄폰에 적용되지 않은 접사렌즈를 두 제품 후면에 탑재했다. 혁신 기능을 보급폰에 먼저 소개해 소비자 반응을 보는 전략이다. 갤럭시A71 5G 후면에는 6400만 화소 등 4개의 카메라를, 갤럭시A51 5G 후면에는 4800만 화소 등 4개의 카메라를 장착했다. 또 LTE(4G) 전용 모델인 37만원대 ‘갤럭시A31’도 시장에 내놓는다. 6.5인치 화면을 갖고 있고 후면에 4800만 화소 등 4개의 카메라가 달렸다. 배터리 용량은 5000㎃h다.
LG전자가 다음달 출시하는 ‘LG 벨벳’은 디자인에 초점을 맞췄다. 스마트폰 스펙이 상향평준화된 상황에서 소비자의 관심을 끌 수 있는 요소를 디자인에 둔 것이다. 전면 디스플레이에 좌우 끝을 완만하게 구부린 ‘3D 아크 디자인’을 적용했고, 후면 커버도 동일한 각도로 구부렸다. 타원형 모양으로 손바닥과 접촉면이 넓어져 ‘그립감’(손에 쥐는 느낌)이 좋다. 제품 테두리에 메탈 재질을 적용해 고급스러운 느낌도 풍긴다.
기존 프리미엄 모델인 LG ‘G 시리즈’를 대체하는 이 제품의 가격은 80만원대다. 6.8인치 디스플레이가 적용되며 스마트폰 두뇌로는 퀄컴의 ‘스냅드래곤 765’가 탑재된다. 후면에는 4800만 화소 등 3개의 카메라가 장착된다. 지난 2월 말 4G 전용으로 공개한 ‘LG Q51’도 경쟁력 있는 제품이다. 6.5인치 대화면에 가격은 31만원이다. 전면에 1300만 화소 카메라, 후면에 1300만 화소 등 3개의 카메라를 탑재했다.
국내 스마트폰 시장은 프리미엄폰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 업계에서는 전체 스마트폰 판매량 중 보급형 판매 비중이 30%에 그친다고 추정한다. 프리미엄폰을 샀던 사람이 주머니 사정이 열악해졌다고 보급폰으로 갈아탈 가능성이 높지 않은 것이다. 다만 코로나19로 인한 이례적인 경기침체 상황에서 이번에는 다른 양상이 펼쳐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국과 북미를 제외한 다른 글로벌 시장의 주력 상품은 보급폰이다. 프리미엄폰 판매에 집중해온 애플은 북미(시장점유율 39%)와 서유럽(27%)을 제외한 다른 지역에서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중동과 아프리카, 남미, 인도, 중국 등에서는 점유율이 10%에도 미치지 못한다. 아이폰SE 2세대가 성공한다면 애플은 새로운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는 셈이다.
중국 내 점유율이 1%에 불과한 삼성전자도 갤럭시A71 5G 출시를 발판으로 중국 시장 진출을 다시 노려볼 수 있다. 스마트폰 사업에서 20분기 연속 적자를 보고 있는 LG전자 입장에서는 이번이 업황을 바꾸는 반전의 기회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올해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이 작년에 비해 20%가량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최소한의 매출 보전을 위해서라도 보급폰 경쟁은 피할 수 없다”고 말했다.
곽희양 기자 huiya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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