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제마진 악화에 주가도 급락세…일부 화학업종은 마진 개선 기대
국제 유가 마이너스권 추락 (PG) |
(서울=연합뉴스) 김기훈 기자 =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타격으로 석유 수요가 감소하고 국제유가가 급락하자 국내 증시에서 정유·화학업체들의 실적 전망치가 하락하고 주가도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22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전날 기준 증권사 3곳 이상의 실적 추정치가 있는 석유 및 가스, 화학 업종 13개 업체의 1분기 영업손실 규모는 6천602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3개월 전 전망치(영업이익 1조6천490억원), 1개월 전 전망치(영업이익 4천310억원)와 비교하면 실적 눈높이가 크게 하락한 것이다.
특히 국내 최대 정유업체인 SK이노베이션[096770]은 1분기 7천326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작년 동기 3천311억원 흑자에서 적자로 돌아서는 것이다.
에쓰오일(S-Oil)[010950] 역시 1분기 4천774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 전환할 것으로 증권사들은 전망했다.
이밖에 대한유화[006650]와 롯데케미칼[011170]의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93.7%, 86.1%나 급감하는 등 13개사 중 11개사의 이익이 줄거나 적자로 돌아설 증권사들은 전망했다.
또 연간 기준으로도 실적 눈높이는 점점 낮아지는 추세다.
13개사의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는 작년보다 24.96% 감소한 4조398억원으로 추정된다. 이는 3개월 전 전망치(7조9천425억원)보다 49.14%, 1개월 전 전망치(5조7천192억원)보다 29.36% 줄어든 것이다.
SK이노베이션 등 대형 정유사들의 실적 부진은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 가격과 수송·운영비 등의 비용을 뺀 정제마진이 줄어든 데다 코로나19로 수요도 대폭 감소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 지난 2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5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37.63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국제유가가 마이너스로 떨어진 것은 사상 처음이다.
실적 부진 전망을 반영하듯 13개사의 평균 주가는 연초 이후 -13.77% 하락했다.
특히 SK이노베이션의 지난 21일 종가는 9만8천원으로 연초 이후 무려 34.33% 하락했다.
이어 에쓰오일(-29.5%), 효성화학[298000](-28.72%), 한화솔루션[009830](-23.61%) 등의 순으로 하락 폭이 컸다.
이안나 이베스트투자증권[078020] 연구원은 "마이너스 정제마진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여 정유사들의 실적은 더 악화할 것"이라면서도 "화학 기업들 역시 수요 급감으로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지만, 전기차 배터리 등 첨단소재 사업부가 중요한 투자 포인트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일부 화학 기업의 경우 수요 위축 우려에도 유가 하락으로 인한 마진 개선 효과가 기대되는 곳도 있다.
황유식 NH투자증권[005940] 연구원은 "최근 국제 유가 급락으로 나프타 분해 센터(NCC)의 원가 경쟁력이 압도적으로 개선될 수 있다"며 "NCC를 보유하거나 증설 중인 기업의 성장성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LG화학[051910]과 롯데케미칼[011170], SKC[011790] 등을 업종 내 최선호주로 제시했다.
[표] 주요 석유·화학 종목 실적 전망치 컨센서스 (단위 :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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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h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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