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21 (화)

이슈 유가와 세계경제

사상 첫 ‘마이너스 유가’에 일부 증권사 거래시스템도 먹통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유가 마이너스로 떨어진 뒤

키움 HTS 거래 먹통되면서

“롤오버 시기 놓쳐 강제청산”

투자자들 낙폭만큼 손실 봐


한겨레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유가가 사상 최초로 마이너스를 기록한 가운데 한 증권사의 홈트레이딩시스템(HTS)에 문제가 생겨 서부텍사스(WTI)산 원유 해외 선물 상품 거래가 멈췄다. 롤오버 시기를 놓쳤거나 반대매매를 당한 투자자들이 유가 급락으로 인해 손실을 입었다며 항의하고 있다.

21일 증권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키움증권 에이치티에스는 지난 20일 새벽 더블유티아이 인도분 5월물 선물 가격이 사상 최초로 마이너스로 떨어지자 이를 인식하지 못하고 먹통이 됐다. 이날 새벽 3시30분까지 청산될 예정이었던 ‘WTI 미니 크루드 오일 선물’ 5월물 매매거래가 일시 중단됐고 투자자들은 5월물을 제때 청산하지 못해 장중 상품가격이 급락하는 걸 지켜만 봐야 했다. 선물 가격 하락으로 증거금이 부족해질 경우 증권사가 투자자 보유 상품을 강제로 파는 ‘반대매매’라도 할 수 있는데 이 날은 그마저도 작동이 안 돼 장 마감 직전 가장 낮은 가격에 5월물을 강제청산해야 했다. 20일 WTI 원유 선물은 -37.63달러에 마감됐다.

한 투자자는 키움증권 홈페이지 고객센터에 “초단타로 수익을 내려고 0.025원에 1계약을 매수해 -0.025원에 청산을 시도했는데 시스템이 먹통이 되면서 청산 주문 자체를 못 했다”며 “유가가 하락하면서 마이너스 손실이 발생하는 상황을 지켜봐야만 했다”고 했다.

통상 원유 선물 상품은 만기 수 일 전 조기 청산 절차를 밟는데다 기관 투자자가 큰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에 청산 당일에 혼선이 발생할 일이 적다. 그러나 지난달 유가가 급락하고 개인투자자들이 이를 저점매수 기회로 보고 해외 선물 상품에 몰리면서 청산 시기를 놓고 혼선이 빚어졌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통상 안전지향적인 기관투자자들이 조기 청산을 해 왔기 때문에 이런 경우는 이례적”이라고 했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사상 첫 유가 마이너스 사태라 에이치티에스가 인식을 못한 것으로 보인다”며 “5월물이 어제 모두 청산돼 없어졌기 때문에 유가가 마이너스인 상품은 시장에 없다. 이제부터는 문제가 없을 것이고 시스템도 오늘 중으로 업그레이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가 급락으로 인한 피해 규모는 확인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신다은 기자 downy@hani.co.kr

▶국민의 선택, 2020 총선
▶신문 구독신청▶코로나19,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한겨레신문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