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너스 값 인식 못해 일부 HTS 오작동
일부 강제청산으로 손실...절차 따라 보상
[한국금융신문 홍승빈 기자] 국제유가가 사상 처음 마이너스(-)권에 진입하면서 이를 인식하지 못한 키움증권, 한국투자증권 등 증권사 홈트레이딩시스템(HTS)에 전산장애가 발생했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날 새벽 키움증권 홈트레이딩시스템(HTS)에서 마이너스 국제유가가 인식되지 않으면서 해외선물옵션인 ‘미니 크루드 오일 5월물’의 거래가 중단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는 지난 2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5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가 배럴당 -37.63달러에 거래를 마치는 등 국제유가가 사상 초유의 마이너스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국제 유가 폭락으로 투자자들이 매도를 시도했지만, 키움증권 HTS 주문창에 마이너스 가격 자체가 입력되지 않은 것이다.
매도를 진행하고 싶어도 매도 주문 자체가 불가능해지면서 다수의 투자자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피해를 본 투자자들이 증권사를 대상으로 소송에 들어갈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까지도 키움증권 고객센터에는 지난 새벽에 일어난 일에 대해 항의하는 글이 올라오고 있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한국 시각으로 새벽 3시 10분경 시세가 마이너스로 전환됨에 따라 그 이후부터 HTS에서 해외선물옵션 거래가 마이너스 값을 인식하지 못하는 등 주문이 접수되지 않았다”라며 “주문이 멈추면서 5월물을 청산하고 6월물에 신규 진입하거나 하는 월물교체(롤오버)를 하지 못한 투자자들이 생겼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이후 미니 크루드 오일 선물 마감 시간인 3시 30분에 롤오버 되지 않은 물건들이 강제 청산됐다”라며 “정확한 피해 규모를 파악하는 대로 내부 규정에 맞춰 절차대로 보상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키움증권은 지난달에도 세 차례 이상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에서 접속이 지연되거나 계좌 잔고와 거래내역이 제대로 조회되지 않는 전산장애를 겪은 만큼 전산시스템 개선책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한국투자증권 HTS에서도 비슷한 오류가 발생했다. 유가의 음수 인식을 못하는 장애가 발생하면서 주문에 혼란이 생긴 것이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주문이 완전히 중단된 것은 아니고 곧바로 조치를 취해서 현재는 정상 운영되고 있다”라며 “장애가 발생한 것은 지난 새벽 3시부터 1~2시간가량”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피해자들이 얼마나 발생했는지 파악 중”이라며 “내부 가이던스에 따라 보상을 진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메리츠증권이나 대신증권, 하나금융투자, 대신증권, 신한금융투자, 교보증권 등 다른 증권사들의 경우 만기 전날 5월물을 청산해 HTS 오류로 인한 투자 피해는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홍승빈 기자 hsbrobi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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