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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1 (화)

이슈 유가와 세계경제

사상 초유 '마이너스' 유가, DLS에도 충격오나…투자심리 '꽁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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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사무엘 기자] [오늘의 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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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가가 사상 최초로 '마이너스'로 추락하면서 이와 연계한 DLS(파생결합증권) 투자자들의 우려도 커진다. 원유를 기초로한 DLS 모두가 손실 조건이 발동하는 녹인(knock-in) 레벨에 진입한 것 아니냐는 우려 때문이다.

증권사에서는 순차적인 롤오버(만기가 다가온 선물은 만기가 남은 선물로 교체하는 것)로 모든 DLS에 녹인이 발생할 가능성은 없다는 설명이지만 유가 연계 DLS 투자심리는 꽁꽁 얼어붙었다.

2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20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5월 인도분 WTI(서부 텍사스산 원유)는 배럴당 마이너스 37.63달러에 마감했다. 전일 종가인 18.27달러보다 56달러 폭락한 가격이다. 유가 선물이 마이너스로 떨어진 것은 사상 처음이다.

코로나19(COVID-19) 충격으로 에너지 수요가 급감한 가운데 원유 재고가 쌓이면서 가격 폭락으로 이어졌다. 특히 이날 5월물 만기를 앞두고 롤오버(5월물 매도-6월물 매수) 수요가 급증한 것이 5월물 가격을 마이너스까지 떨어트린 요인으로 분석된다.

국제 유가 충격으로 이와 연계한 파생상품 우려도 커진다. 대표적 상품이 DLS다. DLS는 주가지수, 원자재, 금리 등 다양한 자산 가격과 연동해 일정 기간 동안 기초자산 가격이 일정 가격 범위 안에 있으면 약속한 이자와 원금을 지급하는 금융상품이다.

통상 DLS는 6개월 단위로 기초자산 가격이 최초가격의 70~80% 이상이면 약속된 이자와 원금을 지급한다. 하지만 기초자산 가격이 녹인 레벨(보통 최초 가격의 40~50%)까지 떨어지면 최초가격 대비 만기 가격에 따라 원금손실이 발생 할 수도 있다.

최초가격보다 50% 이상 떨어지지 않으면 수익을 얻는 상품 구조지만 최근 연이은 국제 유가 급락으로 DLS 손실 위험도 커졌다. 올해 초 배럴당 60달러선이던 WTI는 3월초 주요 산유국들의 감산 합의 실패 소식에 30달러선으로 급락했다. 3월말부터는 20달러선까지 내려오더니 급기야 마이너스까지 떨어지는 사태가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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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철 디자인기자 /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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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상당수 유가 연계 DLS에서 녹인이 발생한 상황인데, 이번 마이너스 유가 사태로 녹인 레벨을 한참 뚫고 내려가면서 일각에서는 모든 DLS에서 녹인이 발생한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하지만 DLS를 발행한 증권사들은 이 같은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보고 있다. 유가 연계 DLS는 최근월물 가격을 기준으로 하는데, 보통 만기가 오기 며칠 전부터 순차적으로 롤오버하기 때문에 이번에 마이너스가 된 5월물을 기초로 한 DLS는 거의 없을 것이란 설명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마이너스가 된 WTI 5월물은 이날이 만기기 때문에 이미 그 이전부터 4~5영업일에 걸쳐서 6월물로 교체한 상황"이라며 "문제가 된 5월물을 기초로 한 DLS는 거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마이너스 유가 사태로 인한 녹인 우려는 없다는 설명에도 DLS 투자심리는 꽁꽁 얼어붙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달 상품·원자재형 DLS 발행금액은 59억5970만원으로 올해 1월 397억원, 2월 330억원 대비 5~6분의1 수준으로 급감했다. 심지어 이달에는 단 1건의 발행도 없었다. 상품·원자재형 DLS의 대부분은 유가를 기초로 한 상품이다.

지난해 WTI 연계 DLS가 총 1조8891억원, 월평균 1574억원 어치 발행된 것을 감안하면 급격히 감소한 규모다. 지난해에는 DLS 기초자산 중 WTI가 6번째, 브렌트유가 8번째 규모에 해당할 정도로 유가 연계 DLS의 인기가 높았다.

또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현재 유가 변동성이 워낙 커진 상태라 이와 연계한 DLS를 찾는 고객이 거의 없고 영업지점에서도 추천하지 않는다"며 "유가가 안정될 때까지 당분간 유가 연계 DLS의 신규 발행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사무엘 기자 samuel@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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