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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1 (화)

이슈 유가와 세계경제

사상 최초 '마이너스 유가' 가까스로 반등…'배럴당 1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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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가 공급과잉 우려 속에 사상 최초로 마이너스로 폭락했다. 이론상으로 돈을 주고 원유를 사는 게 아니라 오히려 원유와 돈을 함께 받는다는 뜻이다. 다만 장 마감 이후 장외시장에서는 5월 선물 거래 만기를 앞두고 반등하면서 가까스로 배럴당 1달러 선을 회복했다.


21일 한국시간 10시30분 현재 장외시장에서 5월 인도분 WTI는 배럴당 1.56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앞서 WTI는 전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배럴당 -37.63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 17일 종가가 18.27달러인 점을 고려하면 305% 폭락한 것이다. WTI는 장중 한때 배럴당 -40.32달러까지 떨어지기까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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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니얼 예르긴 IHS마킷 부회장은 "5월 인도분 WTI가 단순히 훌쩍이는 수준이 아니라 괴성을 지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가 폭락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원유 수요가 감소하면서 채굴된 원유가 정제 과정 등을 거치지 못한 채 쌓여있기 때문이다.


특히 21일 WTI 5월 인도분 거래 만기를 앞두고 대부분의 선물투자자가 5월물을 받는 대신 6월 인도분으로 대체하면서 유가가 마이너스까지 떨어졌다는 것이다.


실제 6월 인도분 WTI의 경우 배럴당 21달러 선에 거래되고 있다. 이 때문에 5월 선물거래 만기가 지나면 WIT의 가격대는 20달러선 주변으로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통신은 "5월 인도분과 6월 인도분 사이의 가격 차이가 발생하는 것은 당장 원유를 실제 인도받았을 때 이를 정제하거나 저장할 수 있는 곳이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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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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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상황이 심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원유는 주로 오클라호마주 쿠싱에 있는 원유저장고에 보관되는데, 향후 수주 내에 저장고가 가득찰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쿠싱에 있는 원유저장고마저 가득 찬다면 더 이상 원유 저장할 곳을 찾기도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6월물 브렌트유의 경우 큰 폭의 출렁임은 있었지만 25달러에서 26달러를 오가며 비교적 안정적 흐름을 보이고 있다. 브렌트유의 경우 대부분 해상에서 원유가 생산되고 있어, 유조선 등을 이용한 적재가 용이하다는 점과 중국의 원유 수요 증대 기대감이 작용했다.


사우디아라비아 등 산유국 등은 유가 낙폭이 커짐에 따라 다음 달로 예정된 감산 일정을 앞당기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미국에서는 의회와의 협의를 거쳐 전략비축유 등을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기자회견을 통해 7500만배럴 규모의 전략비축유 비축 가능성을 시사했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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