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유가 9주 연속 폭락 영향으로 전국 주유소 휘발유 가격이 하락한 지난달 29일 오전 서울 시내의 한 주유소에서 휘발유 1,397원, 경유 1,197원에 판매되고 있다. /사진=김창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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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남는 기름통 들고 미국 갑니다. 같이 가실 분?"
"이제 주유소에서 돈 받고 기름 넣는 건가?"
20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5월 인도분 WTI(서부 텍사스산 원유)가 배럴당 마이너스 37.63달러로 거래를 마친 데 대한 국내 누리꾼들의 반응이다.
주식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마이너스로 떨어진 국제 유가를 믿기 어렵다는 반응들이 많다. 유가 관련 파생상품에 투자한 개인 투자자들은 전전긍긍이다. 저유가 상황을 투자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의견들도 여전히 있었다.
한 개인 투자자는 "대체 어떻게 유가가 마이너스로 떨어질 수 있는지 설명을 좀 해 달라"며 "유가 상품 투자를 했는데 다시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 누리꾼은 유가 관련 기사 댓글에 "이때를 잘 노리면 떼돈을 벌 수 있을 텐데 잘 알지를 못하니…"라며 아쉬워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유가가 이렇게 낮으면 전기차가 필요 없을 것 같다"며 "2차전지 테마주 대신 경기 불황과 관련된 종목들을 매입해야겠다"고 적었다. 이 밖에 "코로나19(COVID-19) 때문에 지구가 멈추니 기름이 남아도는구나", "석유는 인간이 소비하지 않는 이상 아무런 가치도 없다는 말이 실감이 난다" 등의 반응도 나왔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드럼통 10만개 들어갈 노는 땅 있으신 분, 송유관 10,000km 정도 있으신 분, 경기침체로 그냥 떠 있는 유조선 있으신 분
, 빈 드럼통 10만개 있으신 분, 굴삭기 30대 임대 가능하신 분, 셋팅 되면 WIT 5월물 대량 매수 들어갑니다!"라며 역대급 유가에 재치 있는 반응을 남기기도 했다.
한편 국제 유가가 마이너스로 떨어진 것은 사상 처음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석유 수요가 급감한 결과다. 현재 미국 내륙의 원유 저장고가 가득 차면서 석유는 처치곤란이 된 상태다.
향후 전망도 그리 밝지는 못하다는 분석이다. 사우디아라비아가 주도하는 OPEC(석유수출국기구)과 러시아 등 10개 비OPEC 산유국들의 모임인 OPEC+는 최근 회의를 열고 다음달부터 6월까지 두달간 하루 970만 배럴의 원유를 감산하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이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전세계적 석유 수요 감소량 추정치인 하루 약 2000만 배럴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수준인 것으로 파악됐다.
한정수 기자 jeongsuha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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