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대폭락하며 사상 첫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이는 원유 생산업체가 돈을 얹어줘야 겨우 원유를 팔 수 있다는 의미다. /더팩트 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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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대폭락…코로나19 영향 유가 쇼크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국제유가가 사상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글로벌 원유 수요 감소 우려에다 '선물 만기'까지 겹친 영향이다.
2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5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37.63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는 지난 17일 종가 18.27달러에 비해 55.90달러 급락한 수치다. WTI가 마이너스로 떨어진 건 NYMEX가 1983년 문을 연 이후 처음이다.
이는 코로나19 사태로 원유 소비가 줄면서 원유 저장탱크가 가득 차 아무도 5월 인도될 물량 인수를 원치 않았다는 것을 뜻한다. 원론적으로는 원유 생산업체가 원유를 팔 때 돈을 얹어줘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원유 시장의 선물 만기가 겹친 것도 '마이너스 유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5월물 WTI 만기일을 앞두고 선물 투자자들은 5월물 원유를 실제로 인수하기보다는 대부분 6월물로 갈아타는 '롤오버'를 선택했다. 재고가 넘쳐나고 원유 저장 시설을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일제히 5월물을 팔고 6월물을 사들이면서 가격이 왜곡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정유 시설, 저장 시설, 파이프라인, 심지어 바다 위의 유조선도 원유로 가득 차 있다"고 전했다.
다만 이날 '마이너스 유가'는 정상적인 거래 가격으로 보기 어려워 '단기 이벤트'로 끝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6월물 WTI는 18% 하락한 배럴당 20.43달러를 기록했다. 이와 관련해 미국 경제방송 CNBC는 "보다 활발하게 거래되고 있는 6월물 WTI가 시장의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국제유가 대폭락의 영향으로 이날 뉴욕증시의 3대 지수가 일제히 하락했다.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592.05포인트(2.44%) 하락한 2만3650.44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은 전장보다 51.40포인트(1.79%) 내린 2823.16에 기술주 중심 나스닥은 89.41포인트(1.03%) 하락한 8560.73에 장을 마감했다.
rock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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