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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유가와 세계경제

WTI유가 10달러대까지 폭락…산유국 감산도 ‘무용지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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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4월20일 뉴욕상업거래소 서부텍사스산원유(5월물) 가격 그래프|oilprice.com


산유국들의 감산 합의에도 불구하고 국제유가가 21년 만의 최저 수준까지 폭락했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의 여파로 인한 수요 급감 우려가 과거 국제유가를 ‘좌지우지’했던 산유국들의 입김보다 훨씬 더 크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19일 블룸버그 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거래된 5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한때 배럴당 14.47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전 거래일 대비 20.8% 폭락한 가격으로 1999년 3월 이후 21년 1개월 만의 최저치다. 이어 20일에도 WTI는 장중 한때 직후 배럴당 10.86 달러까지 급락하는 등 ‘날개 없는 추락’을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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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도 6월물 북해산 브렌트유 가격이 전 거래일 대비 25.5% 하락한 배럴당 26.91 달러에 거래됐다.

앞서 OPEC+(OPEC과 10개 주요 산유국 연대체)는 오는 5월부터 두 달 간 하루 970만 배럴의 원유를 감산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 등이 벌이던 ‘유가 전쟁’에 의한 가격 하락도 막을 내리는 듯했다. 하지만 이들 국가의 감산 합의도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원유 수요 위축에 대응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전망이 우세해지면서 유가 하락을 막지는 못한 것이다.

OPEC+가 합의한 ‘하루 970만 배럴’ 감산 규모는 역대 OPEC+ 회의에서 결정된 증산·감산량 가운데 가장 큰 규모다. 그럼에도 세계 곳곳에서 이동제한령과 봉쇄령이 내려지고 항공·도로 교통이 ‘올스톱’하면서 원유 수요는 이보다 훨씬 큰 폭으로 급감하고 있다.

앞서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세계 원유 수요가 전례 없는 수준인 하루 평균 2900만 배럴 급감할 것”이라고 경고했는데, 이는 산유국이 합의한 감산 규모의 3배에 해당하는 규모다.

싱가포르 에너지 정보업체인 반다인사이트는 “현 유가를 보면 최근 원유 감산 합의는 일시적 효과를 냈을 뿐”이라며 “상황 변화가 없는 한 유가가 현 수준을 맴돌거나 더 낮아질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정환보 기자 botox@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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