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자산운용 사모펀드 환매 중단 사태와 관련해 긴급 체포된 신한금융투자 전 본부장 임모씨가 지난달 27일 오후 서울 남부지방법원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받은 뒤 청사를 나서고 있다. /사진=이동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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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임 부실 펀드를 판매한 판매사들이 '배드뱅크'를 설립해 직접 자금 회수에 나선다. 기존 라임 경영진에게 자금 회수를 맡기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라임 부실 펀드 판매사 우리은행, 신한은행, 신한금융투자 등 19곳은 20일 금융감독원과 배드뱅킹 설립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논의한다.
금감원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판매사 주도로 협의체를 구성해 논의해왔다"며 "내일 첫 회의를 열고, 구체적인 출자 지분, 편입 펀드 범위 등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배드뱅크란 금융회사의 부실 자산을 처리하기 위해 한시적으로 운영되는 기관이다. 배드뱅크 출자 판매사들은 해당 금융회사의 부실 자산을 이관 받아 자금 회수에 집중한다.
우선 환매 중단 펀드인 △플루토FID-1호 △테티스 2호 △플루토 TF-1호 △크레디트인슈어런스(CI) 1호 등이 배드뱅크로 이관될 것으로 보인다. 총 환매 규모는 지난 2월 23일 기준 1조6335억원에 달한다. 환매 중단 펀드 외 정상 펀드도 논의 대상이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환매가 중단되지 않은 정상 펀드도 이번 배드뱅크 설립의 논의 대상"이라고 밝혔다. 정상 펀드까지 이관되면 라임자산운용은 사실상 해체다.
이번 배드뱅크 설립은 한 달 전 발생한 '스타모빌리티 사건'이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라임은 올해 초 환매 중단된 펀드에서 고객 돈 195억원을 빼돌렸다. 빼돌린 돈은 라임 실세인 김봉현 스타모빌리티 전 회장의 주머니로 들어간 것으로 밝혀졌다.
검찰은 이와 관련해 증인 확보에 나서는 등 수사를 진행 중이다. 지난 17일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조상원 부장검사)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과 공무상 비밀누설죄 혐의로 김모 전 청와대 행정관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김 전 행정관 김 전 회장에게 금감원의 라임 관련 내부 정보를 누설한 혐의를 받고 있다. 금감원 소속이었던 김 전 행정관은 지난해 2월부터 올해 2월까지 청와대로 파견됐다.
한편 이번 배드뱅크 설립으로 인해 기존에 이미 라임자산운용 주도로 진행되던 손실확정 펀드의 현금화 계획을 무효로 하지는 않을 전망이다. 앞서 지난 13일 라임자산운용은 환매중단 펀드 중 손실이 확정된 플루토, 테티스 2개 모펀드에 대해 5400억원 규모의 현금화 계획을 내놓은 바 있다.
당시의 현금화 계획은 삼일회계법인이 수개월에 걸친 실사를 통해 평가한 결과를 바탕으로 마련됐다. 지난 2월10일 삼일회계법인은 플루토와 테티스의 평가액을 각각 9373억원, 2424억원으로 집계한 바 있다. 13일 라임 측이 밝힌 현금화 금액은 이보다 각각 56.5%, 45% 낮은 수치로 사실상 펀드자산이 '반토막' 난 것으로 풀이된다.
구체적인 플루토 현금화계획은 누적기준 △2020년말 1654억원 △2021년말 2828억원 △2022년말 3454억원 △2023년말 3660억언 △2024년말 4004억원 △2025년말 4075억원이다. 테티스의 경우 누적기준 △2020년말 810억원 △2021년말 1251억원 △2022년말 1301억원 △2023년말 1330억언 △2024년말 1331억원 △2025년말 1332억원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일회계법인의 실사를 바탕으로 마련된 현금화 계획인 만큼 라임운용 주도로 마련된 현금화 계획이라고 해서 무조건 무효화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기존 (라임 측이 발표한) 회수 계획이 문제가 없다면 그대로 가고 추가적으로 문제가 있다면 배드뱅크를 통해 대응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소연 기자 nicksy@, 김태현 기자 thkim12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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