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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유가와 세계경제

유가 소폭 올랐는데 레버리지 ETN은 -15%,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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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산 선반영에 단일가 매매 전환 영향

당국 개입에 괴리율 90%→32% 조정

“코로나 이후에도 V자 반등 어려워”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감산 합의로 유가는 소폭 올랐지만 원유 레버리지 상장지수채권(ETN)은 오히려 하락했다. 그동안 매수가 대거 몰리면서 유가 대비 레버리지 ETN 가격이 고평가됐던 만큼, 정상화되는 과정에서 기초지수 수익률의 2배를 추종하는 레버리지 상품이 하락에 베팅하는 인버스 보다 떨어지는 기현상이 벌어진 것이다.

13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삼성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은 전거래일 대비 15.72%(445원) 하락한 2385원에 마무리됐다. ‘S&P GSCI Crude Oil 2X Leveraged TR Index’를 기초지수로 삼는 ETN으로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선물의 양의 2배 일간수익률을 추종한다. 이날 오후 4시 기준 WTI는 23달러 대로 전거래일 종가(22.76달러) 대비 소폭 올랐다. 정상적인 시장 흐름이라면 플러스여야 할 수익률이 대폭 하락했다.

지난 2월 말에만 해도 9280원에 거래되던 해당 ETN은 산유국이 증산 경쟁을 벌이면서 4월 1일 1600원까지 떨어졌다. WTI가 장중 10달러대까지 떨어지고 산유국 감산 합의 움직임까지 포착되자 4월 초 거래가 몰리기 시작했다. 2월 말 거래대금은 42억원에 불과했지만 4월6일 6183억원으로 정점을 찍었다.

이데일리

[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괴리율도 함께 치솟았다. 증권사가 ETN의 유동성공급 역할을 맡는데, 투자자가 ETN을 매도하면 LP가 동시에 ETN 매수와 동시에 선물을 매도하고, 투자자가 매수를 하면 ETN 매도와 선물을 매수하는 방식이다. 최근 극단적인 매수 우위 상황이 벌어지면서 LP는 호가를 정상적으로 맞추지 못하게 됐다. 원유 ETN 중 거래가 가장 활발했던 ‘삼성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은 괴리율이 지난 8일 종가 기준 95.40%를 기록했다. 실제 가치보다 2배에 가까운 가격으로 투자자들이 사들였다는 의미다.

결국 거래소가 제동을 걸었다. 삼성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 신한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H), QV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H), 미래에셋 레버리지 원유선물혼합 ETN(H) 등 실시간 지표가치 기준 괴리율이 30%를 초과하고 LP의 호가 제출이 원활하지 않은 종목에 대해 이날부터 단일가 매매를 시행한 것이다. 그 결과 괴리율은 각각 47.65%, 40.10%, 40.67%, 37.15%로 내려왔다. 다만 정상 수준으로 보긴 아직 어렵다는 평가다. 지난 8일 이후 5거래일 연속 괴리율이 30%를 초과하는 ETN 종목은 매매거래를 하루 동안 정지하기로 한 만큼 거래 정지 가능성은 여전하다.

전균 삼성증권 연구원은 “감산에 대한 기대감이 선반영됐고, 그동안 괴리율이 높게 형성됐는데 그것이 극단적인 조치로 조정되면서 가격이 제자리를 찾아가는 과정”이라면서 “ETN 종목을 투자할 때는 괴리율, 롤오버 비용 등을 잘 따져 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그렇다면 유가 ETF·ETN가 투기판이 된 근본적인 원인인 유가의 변동성은 이번 감산으로 잦아들 수 있을까. 심혜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OPEC+의 합의 결과에 한계점은 있지만 석유 시장은 한 고비를 넘겼다”면서도 “코로나19 소비 패턴이 달라질 것이기 때문에 코로나19가 완화되도 석유 소비가 V자 반등을 하긴 어려워 WTI는 상당기간 배럴당 30달러를 하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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