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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이슈 코오롱티슈진 '인보사' 사태

인보사 임상 재개…상폐 위기 코오롱티슈진 운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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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자치료제 ‘인보사케이주(인보사)’의 미국 3상 임상 재개가 결정됐다는 소식에 6만명에 달하는 코오롱티슈진 소액주주들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코오롱티슈진은 인보사에 당초 허가받은 것과 다른 성분이 쓰였다는 사실이 밝혀지며 거래가 정지된 상태다. 한국거래소는 코오롱티슈진에 대해 올해 10월까지 개선 기간을 부여한 상태다. 이 기간에 코오롱티슈진이 상황을 개선하면 상장폐지 여부를 다시 심의하게 된다.

한국거래소는 인보사 임상 재개와 상장폐지는 직접적인 관계가 없다는 입장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상장폐지 여부는 코오롱티슈진의 ‘감사의견 거절’에도 초점이 맞춰져 있어 임상 재개만으로는 논의하기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조선비즈

조선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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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FDA 임상 재개에 시장 기대…거래소 "아직 신중"

코오롱티슈진은 지난 11일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인보사의 미국 임상3상에 대한 보류 해제 공문을 수령했다고 공시했다. 미국 임상 3상 시험을 재개할 수 있게 된 코오롱티슈진은 앞으로 관련 절차를 거쳐 환자투약을 진행할 예정이다. 코스닥 상장사인 코오롱티슈진은 코오롱생명과학의 미국 자회사로 인보사의 개발과 미국 현지 임상시험 등을 맡고 있다.

인보사는 지난해 5월 FDA 임상 3상 보류 결정이 나자 국내에서 판매 금지되고 형사 고발당한 관절염 유전자 치료제다. FDA 임상 과정에서 주사액 성분 변형 문제가 제기되면서 국내에서 품목 허가가 취소됐다. 주사액 성분이 당초 알려진 연골세포가 아니라 신장세포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이후 코오롱티슈진은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를 거쳐 상폐 위기에 처했다가 지난해 10월 1년간의 개선 기간을 부여받았다.

앞서 거래소는 지난해 5월 28일 코오롱티슈진의 매매거래를 정지시켰다. 당시 거래소는 "코오롱생명과학의 인보사케이주에 대한 품목허가 취소 처분 사실을 확인하고 이를 코오롱티슈진의 경영에 중요한 영향을 끼칠 사안이라고 판단했다"며 그 이유를 밝혔다.

시장에서는 FDA 결정으로 코오롱티슈진의 상장 유지 가능성을 기대하고 있다. FDA 임상 3상 보류 결정으로 인해 식약처가 인보사 품목 허가를 취소하고 검찰 고발하면서 상페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이에 거래소 관계자는 "일단은 오는 10월 일정대로 개선 기간이 끝난 후 심사할 것으로 보인다"라며 "아직 거래소 측에 조기 심사해 달라는 코오롱티슈진 측 요청은 들어오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거래소 관계자도 "임상 재개도 재개지만, 임상 통과가 되느냐가 더 관건이 될 것"이라며 "임상 재개만으로 상폐 여부를 가리기는 어려워 보인다"라고 했다.

코오롱티슈진은 개선 기간이 끝나는 올해 10월에 7일 이내에 개선계획 이행내역서를 거래소에 제출해야 한다. 코오롱티슈진이 거래소 측에 조기심사를 요청하게 되면 일정은 더 당겨질 수 있다. 거래소 코스닥시장위원회는 이를 바탕으로 상폐 여부를 심의·의결하게 된다. 보통 결론이 나기까지 한 달 정도 소요된다. 만약 상장폐지로 결론이 난다면 코오롱티슈진은 이의신청을 할 수 있다.

◇‘감사의견 거절’ 난관은 여전

그러나 사안이 단순하지만은 않다. 코오롱티슈진 상장폐지 여부는 FDA 임상 재개에만 달린 게 아니기 때문이다. 코오롱티슈진은 지난달 16일 감사를 맡은 한영회계법인이 지난해 사업보고서에 대한 ‘감사의견 거절’을 결정하면서 상장폐지 사유가 추가됐다. 내년에 다시 비적정 감사의견(한정·부적정·의견거절)을 받으면 상장 폐지된다.

거래소 관계자는 "인보사 FDA 임상 재개가 결정됐더라도 앞으로 코오롱티슈진은 감사의견 거절을 받은 사유를 해소해야 한다"면서 "나중에 코오롱티슈진이 적정 감사의견을 받을 수 있느냐를 눈여겨 봐야 할 것"이라고 했다.

코오롱티슈진은 오는 16일에 상장폐지 여부를 가릴 거래소 기업심사위원회(기심위)가 예정돼 있다. 기심위에서 상장폐지 결정을 내리지 않아도 만약 코오롱티슈진이 2년 연속 비적정 의견을 받으면 바로 상장폐지 절차를 밟아야 한다. 코오롱티슈진이 이의 신청을 하면 개선 기간 1년을 부여받을 수 있다.

한영회계법인은 코오롱티슈진 감사의견 거절 배경에 대해 "회계 부정에 의한 회계처리위반 가능성의 합리적인 의심이 제기되는 상황"이라며 "회사의 경영진 및 내부감사기구는 외부 전문가를 선임하는 등 필요한 절차를 수행해야 하지만 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한영회계법인은 지난해 5월과 8월에도 코오롱티슈진 감사보고서를 지적했다. 지난해 5월엔 "2018년도 재무제표를 재감사할 필요가 있다"고 했고 8월엔 2019년도 상반기 재무제표에 ‘의견거절’을 줬다. 특히 지난해 8월에 한영회계법인은 "골관절염 치료제 인보사케이주 성분 논란이 부정이나 오류 등에 기인했을 가능성도 있으며, 전반적으로 내부 신뢰성에 의문이 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이다비 기자(dabe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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