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N 괴리율 최대 95%까지 상승
해외ETF 등 포트폴리오 구성해야
최근 국제 유가가 급락하면서 유가 관련 금융투자 상품에 대한 국내 투자자들의 관심이 어느 때보다 커졌다. 특히 상장지수증권(ETN) 과열 현상이 심화하면서 금융당국이 투자자 주의를 당부하기에 이르렀다. 금융당국은 급기야 ETN의 거래정지, 단일가 매매 등 강력한 대책을 내놓았다. 유가 반등을 기대하는 투자자들의 관심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업계 관계자들까지 투자 주의를 당부하고 있어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최근 국제 유가가 급락하면서 원유 관련 레버리지·인버스 ETN 거래량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3월 한달 새 삼성 레버리지 WTI원유선물 ETN은 1850억, 신한 레버리지 WTI원유선물 ETN(H)은 1820억원의 순매수를 각각 기록했다. 하이투자증권 대구 월배지점 김일 차장은 “4월 전부터 원유 레버리지 ETN으로 수익을 보고 이미 정리한 투자자들이 있다”며 “지금 ETN에 투자하는 분들 중에 괴리율(시장가격과 지표가치 간 차이)을 보지 않고 들어오는 경우가 있는데, 파생상품 거래 신청서를 작성 안 했던 분들은 매매를 지양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이어 “원유 시장의 변동이 워낙 심하고 괴리율이 과다한 상태여서 지금과 같이 레버리지 상품(기초자산 변동률의 2배를 추종)은 추천이 부담스러운 상황”이라며 “WTI 가격이 30달러 선이 되면 ETN 선물에 투자한 경우 포지션을 줄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 차장은 “4월부터는 전체 포트폴리오에서 원유 선물 비중은 30%를 넘어가지 않도록 하고 WTI 가격이 50달러 이상 오를 것으로 예상하는 투자자는 원유선물 ETN 1배 상품을 활용할 것”을 당부하며 “원유 외에도 최근 급락 종목이나 해외 ETF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것”을 추천했다.
이에 더해 투자 전문가들은 선물 상품의 특성상 ‘롤링효과(Rolling Effect)’를 투자 결정 시 감안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원유 등 상품 선물에 대한 투자상품은 하락 후 재차 상승하는 시기에 ‘롤링효과’로 인해 실제 유가 상승분만큼 수익률이 따라가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월물의 롤오버(Roll-Over, 기초지수를 구성하는 선물 중 최근원물의 만기가 도래하는 상황에서 만기가 긴 차근월물로 교체하는 것) 시 만기가 긴 선물이 현물가격이나 최근 월물 가격보다 더 높은 경우(콘탱고)에는 매수 비용이 추가로 들어가기 때문이다.
삼성증권 리서치센터 글로벌 투자전략팀 전균 수석연구위원은 “2010년부터 2019년까지 연평균 WTI선물 롤오버 비용은 7.8%로, 원유선물 만기 직전 차근월물로 포지션을 이월하면서 선물가격의 상승률에 비해 ETN의 상승폭은 상대적으로 작다”고 설명했다.
한편 최근 수요가 집중된 일부 ETN은 선물 거래 중간에서 유동성을 공급하는 유동성공급자(LP)의 보유 물량이 소진되면서 괴리 조정 기능이 약화된 상황이다.
전 수석연구원은 “LP 보유량 소진 시 추가 상장을 통해 ETN 적정 가격을 형성하는데, 추가 상장 이전에 LP의 역할이 제한적이어서 ETN 가격 괴리가 커지고 있다”며 ETN 투자에 주의를 당부했다. 이태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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