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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유가와 세계경제

[다시 보는 리포트] ‘개미 탑승’ 국제 유가는 어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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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천만 배럴, 공급과잉·수요 위축 해결 역부족

“WTI 20달러대 하방 강화…하반기 40달러대”

美 감산 여부 주목…“셰일 업체 위해 가능성”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이번 주 화제의 키워드는 ‘유가’였다. 지난달 초 감산 합의 불발로 유가는 단기간에 20달러대 초반으로 급락했다. 변동성 장세에 반등 혹은 추가 하락에 베팅한 투자자들은 원유 상장지수펀드(ETF) 또는 상장지수채권(ETN)를 빠르게 사들였다. LP(유동성공급자)가 따라잡지 못할 정도였다. 매수에 쏠리면서 일부 레버리지 ETN은 괴리율이 90%를 넘겼다. 가격과 가치 차이가 그만큼 벌어졌다는 의미로, 비싸게 사들일 만큼 관심이 높아졌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그럼에도 국제 유가의 향방은 여전히 오리무중으로, 투자자들의 애간장을 태우고 있다.

◇ 1500만 배럴 감산 잠정 합의했지만

OPEC(석유수출국기구)과 10개 주요 산유국의 연대체인 OPEC+는 지난 9일(현지시간) 긴급 화상회의를 열어 5월1일부터 6월30일까지 두 달간 현재보다 하루 1000만 배럴의 원유를 감산하기로 합의했다. 이와 별개로 OPEC+은 회의에 참석하지 않은 미국, 캐나다 등 주요 산유국에 500만배럴 감산 동참을 희망한다고 알렸다. 이를 포함하면 총 감산 규모는 약 1500만 배럴 OPEC 역사상 최대 감산 규모다.

하지만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5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 대비 배럴당 9.3%(2.33달러) 내린 22.7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2000만 배럴을 기대한 시장 예상치를 밑도는 데다 코로나19 여파로 위축된 석유 수요(3000만 배럴)를 상쇄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또 40만 배럴을 감산해야 하는 멕시코가 규모 축소를 요구하며 수용을 거부한 상태로 OPEC+ 회의가 끝났다. 10일 주요 20개국(G20) 에너지 장관 화상회의 역할이 더욱 커진 상태다.

이데일리

(제공=마켓포인트)(단위=배럴당 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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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족하지만 불확실성 일부 완화

공급 과잉을 해결할 순 없지만 최소한 공급 불확실성을 완화하는 계기가 됐다는 긍정적인 분석도 있다. 황병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5월부터 OPEC+ 감산 합의가 이행되면 석유시장의 관심은 코로나19 전개에 따른 수요 개선 여부를 주목할 것”이라면서 “수요 위축이 완화되면 WTI 기준 하반기에는 40달러 상단을 겨냥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황현수 신영증권 연구원 역시 “국제 유가의 약세는 2분기에도 지속할 것이나 이번 감산으로 20달러대 하방이 강화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회의적 시각을 고려하더라도 이미 공급 과잉으로 재고가 많이 쌓여 있다고 지적한다. 이승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미국 상업용 원유 재고는 1518만배럴 증가했고, 실시간 예측한 2~3월 OECD 원유 재고도 적정 수준을 초과했다”면서 “1000만 배럴을 감산하더라도, 5~6월에 전 세계 원유 저장고가 모두 채워지며 저장 용량이 부족할 것이란 예상도 있다”고 설명했다.

증권가는 앞으로 국제 유가 결정 변수로 미국의 인위적인 감산 여부를 꼽는다. 백영찬 KB증권 연구원은 “사우디와 러시아는 지속적으로 미국 셰일 업체의 인위적인 감산이 동행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면서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인위적인 감산에 부정적이었으나 셰일산업 보호를 위해서는 국제유가 상승이 필수적이기 때문에 미국 또한 일정 규모의 인위적 감산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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