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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0 (토)

이슈 5세대 이동통신

5G 첫 단추, 한국이 미국보다 ‘잘 꿰었다'... 전파 도달 범위 더 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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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중대역 주파수 채택… 초고주파 5G망 구축 미국과 대조
속도 느리지만 전파도달 범위 커… 美 소비자 5G 체감 낮아
맥킨지, "2030년 중대역 5G, 세계 도시 인구 80% 커버"

한국이 미국과 비교해 5G(5세대) 이동통신의 첫 단추를 잘 꿰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두 국가는 작년 4월 5G 상용화를 전 세계에서 가장 빨리 시작했지만, 구축 방법은 서로 달리 시작했다. 한국은 3.5GHz(기가헤르츠) 대역의 중대역 주파수로 5G를 시작하고, 미국은 28GHz 대역 이상의 초고주파(밀리미터파) 기반 5G를 중심으로 망을 구축한 것이다.

그러나 5G 전파 도달 범위에서 초고주파 기반 5G가 한계를 드러내며 미국 소비자들의 5G 체감 정도가 ‘0’에 수렴한다는 지적이다. 반면 한국은 5G 상용화 이후 인구수 대비 가장 넓은 5G 커버리지를 확보하는데 성공했다.

맥킨지글로벌연구소(McKinsey Global Institute)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오는 2030년까지 세계적으로 7000억~9000억달러(854조원~1098조원)의 투자비가 소요되는 초고주파 기반 5G 네트워크는 전 세계 인구의 25%를 커버하는 수준에 머물 것으로 예상된다. 중저대역 주파수 기반 5G 서비스는 2030년까지 전 세계 도시 인구의 80%를 커버하는 수준으로 확장될 것이란 게 맥킨지의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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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올해 전 세계 주요 국가들이 5G 이동통신 상용화에 나설 가운데 일본, 대만, 싱가포르, 필리핀 등 상당수 국가들이 한국처럼 중저대역 주파수를 우선적으로 해 5G 인프라를 구축할 계획이다. 전 세계 주요 국가들이 5G 상용화를 위해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에서 5G 구축 노하우를 배워갔기 때문이다.

미국의 5G망이 우선 채택한 초고주파 대역의 대역폭은 800MHz(메가헤르츠)로 3.5GHz의 대역폭(100MHz)보다 8배 넓어서 4Gbps 이상의 빠른 속도 구현이 가능하다. 자율주행차, 원격수술, 로봇공정, 스마트시티 분야에서 필수적인 요소다.

하지만 초고주파 대역은 저주파 대역 대비 커버리지가 좁고 장애물의 영향을 받기 쉽다는 게 통신업계의 설명이다. 특히 28GHz는 초고주파 특성상 전파 도달 범위가 짧아 기지국을 촘촘하게 설치해야 한다. 구축 비용이 상대적으로 더 많이 들 수밖에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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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일부 도시를 중심으로 5G가 구축됐지만, 이 도시들조차 5G 체감도가 매우 떨어진다. /일러스트=이철원



미국은 버라이즌과 T모바일이 28GHz 대역으로 일부 도시 중심으로만 5G를 구축했다. 맥킨지가 버라이즌의 미국 내 주요 5개 도시 가용율을 조사한 결과, 시카고는 전체 도시 면적 대비 3.1%, 달라스와 워싱턴은 0.2%, 인디에나폴리스는 아예 신호 조차 잡히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AT&T는 올 3월에 39GHz 대역을 활용한 5G 서비스를 시작했고, 스프린트 정도가 2.5GHz 중대역 주파수를 활용하고 있다. 미국 내에선 "5G 신호잡기가 보물찾기 수준"이란 비판까지 나온다.

한국은 이러한 이유로 전파 도달 범위가 상대적으로 높은 3.5GHz를 우선으로 5G 커버리지를 확대 중이며 순차적으로 28GHz 구축을 진행할 계획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28GHz 구축은 초고주파 특성에 맞게 B2B(기업-기업) 서비스가 필요한 주요지역을 중심으로 구축하고, 3.5GHz를 보완하는 형태"라고 설명했다.

이에 미국이동통신산업협회(CTIA)는 "한국 등 다른 국가들의 5G를 따라잡기 위해선 올해는 중대역 5G 전파를 확장하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며 "올해 예정된 중대역 주파수 경매를 두배로 늘릴 수 있는 로드맵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이경탁 기자(kt87@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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