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와이번스 정진기가 2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진행된 자체 청백전에서 주루하고있다. 2020.04.02.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
[스포츠서울 이웅희기자] ‘될성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알아본다’고 말한다. 각 팀도 좋은 떡잎은 공들여 관리한다. 떡잎이 금세 좋은 나무가 되기도 하지만 반대의 경우도 있다. 팀마다 만년 유망주로 불리는 아쉬운 자원이 있는 이유다.
SK에 외야수 정진기(28)는 아픈 손가락이다. 정진기를 가르쳤던 지도자들은 모두 그의 잠재력을 높게 평가했다. 정확한 타격, 힘, 주루, 수비, 송구 능력 등을 두루 갖춘 파이브툴 플레이어로 성장할 가능성을 봤다. 타 팀의 트레이드 요청 때도 정진기의 이름이 포함된 적 많았고, 그 때마다 SK는 정진기를 지켰다.
기대와 달리 정진기는 좀처럼 알을 깨고 나오지 못했다. 지난해까지 6시즌 통산 타율이 0.232에 불과하다. 2017년과 2018년 각각 90경기, 96경기를 뛰긴 했지만 2018년 0.244가 최고 타율에 불과하다. 2017년 두 자릿수 홈런(11개)을 기록하긴 했지만 2018년 다시 3홈런에 그쳤다. 지난해 1군에선 13경기에만 출전해 타율 0.188로 부진했다. 퓨처스리그(2군)에서도 59경기 타율 0.258, 2홈런으로 기대에 못 미쳤다. 어느덧 나이도 30대를 앞두고 있다. 하지만 이번 스프링캠프와 청백전 등에서 정진기는 방망이를 힘차게 휘두르며 다시 기대감을 부풀리고 있다. SK 베테랑 외야수 김강민도 “내가 코치라도 정진기를 포기하지 못할 것 같다. 워낙 가진 게 많은 선수”라고 말한다.
10일 오전 피오리아 스포츠 컴플렉스에서 김민우가 라이브 피칭을 하고있다. 제공 | 한화 |
한화 투수 김민우(25)도 늘 희망을 품게 하는 자원이다. 2015 2차 1라운드 1순위로 한화 유니폼을 입은 김민우는 부상 여파로 2016년과 2017년 각각 5경기, 4경기 등판에 그쳤다. 2018년 23경기에 나서며 5승(9패, 평균자책점 6.52)을 거뒀지만 붙박이 선발진 진입에 실패했다. 지난해에도 선발로테이션에 들어가 시즌을 시작했지만 불펜으로 재이동하는 등 굴곡을 겪었다. 그러나 이번 스프링캠프에서 투수진 중 가장 많은 공을 던지며 시즌을 준비했다. 김민우도 “공에 힘이 붙는 게 느껴진다. 기복없이 좋은 성적을 내고 싶다”고 각오를 다지고 있다.
삼성 역시 정인욱(30)이 안타깝다. 입단(2009년) 때부터 140㎞ 후반대 빠른 공을 던지는 유망주로 기대를 모았다. 당시 삼성 사령탑이었던 류중일(현 LG) 감독도 정인욱에 대한 애착이 대단했다. 2011년 6승2패, 평균자책점 2.25로 가능성도 보여줬다. 하지만 군복무 후 복귀한 정인욱은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희망을 성공으로 바꾸지 못했다. 입대 전 “140㎞대 고속 슬라이더를 던지는 게 목표”라던 정인욱은 패스트볼 구속까지 떨어져 고전하기 일쑤였다. 하지만 올해 선발 후보군에도 들어가 청백전에서 역투하며 희망의 불씨를 살리고 있다.
팀 입장에선 대성할 선수를 지극정성으로 관리하는 게 당연하다. 하지만 유망주로 불리는 기간이 길어지면 곤란하다. 만년 유망주라 불리는 이들이 올해도 그 타이틀을 벗기 위해 절치부심 시즌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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