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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K리그 첫 女 실무리더 탄생…서울E 김은영 사무국장 "여자 아닌 직원으로 일한다"[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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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김은영 서울이랜드 사무국장.제공 | 서울이랜드


[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서울이랜드는 지난 2월 말일 인사발령을 통해 홍보마케팅팀 실장으로 일하던 김 국장을 실무진의 새 리더로 선택했다. 장동우 대표이사는 1년여간 구단 살림을 맡아 안정적으로 이끈 김 국장에게 사무국 총괄을 맡기기로 했다. 일부 시도민구단에서 여성 대표이사나 단장, 사무국장 등을 선임한 케이스는 있지만 김 국장처럼 구단에서 실무 단계를 착실하게 밟아 수장이 된 경우는 없다. 김 국장은 ‘남초’색이 짙은 K리그에서 처음 탄생한 여성 실무리더로 볼 수 있다. 서울이랜드에는 단장이 없기 때문에 사실상 김 국장을 구단 전반을 책임지는 리더로 봐도 무방하다. 김 국장은 “사실 저는 사무국을 책임질 능력이 없다고 판단해 계속해서 거절했다. 너무 큰 부담이 되기 때문에 회피하고 싶었다. 저는 그럴 ‘깜’이 아니다. 지금도 같은 생각”이라면서 “하지만 하고 싶은 것만 할 수는 없는 게 현실이다. 이왕 하게 됐으니 열심히 하려고 한다”라는 소감을 밝혔다.

김 국장은 한양대학교 대학원에서 스포츠산업학 박사학위를 받은 후 2007년 프로야구 SK와이번스에 입사해 7년간 일하며 실무 경험을 쌓았다. 당시 김 국장은 마케팅 부서에서 일하며 기획파트장까지 역임했다. 흔치 않은 여성 직원이었기 때문에 최근 큰 인기 끝에 종영한 드라마 스토브리그 작가가 김 국장에게 자문을 구하기도 했다. 김 국장은 “처음에 야구단에 들어갔을 때만 해도 모든 스포츠 관련 단체에 여성 직원이 많지 않았다. 지금은 굉장히 많아진 것”이라면서 “저는 처음부터 제가 여자라는 생각으로 일하지 않았다. 여자가 아니라 일반 직원이라 생각하며 힘든 일, 어려운 일을 다 하려고 했다. 무거운 볼 박스도 어떻게든 혼자 옮기려도 땀 흘렸던 기억도 많다. 락커룸에 들어가지 못하는 등 어려움이 있었지만 최대한 선수, 직원들이 제 성별로 인해 불편하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더 발버둥쳤던 것 같다”라며 성별과 관계 없이 자신에게 맡겨진 일을 수행하는 게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어 “지금도 스포츠 분야 취업을 준비하는 여성 후배들에게 이런 이야기를 많이 한다. 그런 면에서는 나름의 사명감도 느끼고 있다. 선배로서 더 잘해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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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영(가운데) 서울이랜드 사무국장과 정정용(왼쪽) 감독.제공 | 서울이랜드


김 국장은 2014년 야구단을 떠나 서울이랜드에 입사한 후 2016~2017년 프로스포츠협회에서 일했다. 야구와 축구는 물론이고 스포츠산업 전반에 대한 이해와 경력이 많은 편이다. 김 국장은 “스스로 경험을 제 장점이라 말하기는 어렵다”라면서도 “아는 한에서 구단에 도움이 되는 일은 모두 해보고 싶다. 서울이랜드가 창단 시기에 비해 침체됐지만 잠재력이 있는 팀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 다시 돌아온 것도 친정이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 때문이었다. 제 경험을 살려 힘을 보태고 싶다”라며 구단의 도약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공교롭게도 김 국장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인해 개막이 연기되는 초유의 시점에 국장이 됐다. 그는 “하필 타이밍이 이래서 더 부담이 크다. K리그 전체가 멈춘 시점에 구단이 어떤 방향성을 갖고 나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이 크다”라는 고충을 털어놨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김 국장과 정정용 서울이랜드 감독의 ‘케미’가 좋다는 점이다. 정 감독은 실무 최전선에서 일하는 김 국장을 ‘잔다르크’라 부를 정도로 확실한 믿음을 보내고 있다. 김 국장은 정 감독의 ‘팬’을 자처하며 지원하고 있다. 김 국장은 “지금 서울이랜드는 사무국과 선수단의 협업이 잘 되고 있다. 정 감독님을 최대한 도우려고 한다. 빨리 개막해 서울이랜드의 달라진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라며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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