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보유액 금융위기 이후 최대폭 감소

3월 90억달러 급감 4000억달러 턱걸이

환율 급등에 외환당국 시장에 달러 풀어

원화가치 급락을 방어하기 위해 외환당국이 시장 개입에 나서면서 지난달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대폭으로 감소했다.

3일 한국은행은 3월말 외환보유액이 4002억1천만달러로 한 달 전보다 89억6천만달러 줄었다고 발표했다. 2008년 11월(-117억5천만달러) 이후 가장 많이 감소했다. 2월말 외환보유액 감소액 4억8천만달러와 견줘 감소폭이 급격히 커졌다. 이에 따라 3월말 외환보유액은 2018년 5월(3989억8천달러) 이후 1년 10개월만에 가장 작은 수준이 됐다.

한은은 “외환당국의 시장안정화 조처와 미 달러화 강세에 따른 기타통화 표시 외화자산의 달러화 환산액이 감소했다”고 외환보유액 감소 배경을 설명했다. 하지만 지난달 주요 통화 가운데 유로와 엔은 달러에 강세를 보였다는 점에서 이들 통화로 보유한 자산의 달러화 환산 가치는 증가했다. 따라서 외환당국의 시장개입이 외환보유액 감소의 주된 요인이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달 19일 1285.7원으로 10거래일만에 104.5원(8.85%) 급등했다. 이 과정에서 외환당국이 급격한 환율 변동을 제어하기 위해 보유한 달러화를 시장에 푼 것이다.

외환보유액 구성을 보면 국채 등 유가증권(3576억달러)이 136억2천만달러나 줄었다. 예치금(317억2천만달러)은 46억2천만달러 늘었고 금 보유액(47억9천만달러)은 한 달 전과 같았다. 2월말 기준으로 우리나라 외환보유액 규모는 세계 9위 수준이었다.

한광덕 선임기자 kd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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