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왕세자, 트럼프와 유가 관련 통화…OPEC+ 소집 요청
브렌트유·WTI 선물 장중 30% 이상 급등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사 아람코 석유시설 |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가 2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에너지 시장, 유가 등과 관련해 전화 통화했다고 사우디 국영 SPA통신이 보도했다.
이어 사우디가 원유 시장을 안정시키는 공평한 원유 생산을 합의하기 위해 OPEC+(OPEC과 러시아 등 10개 산유국의 연대체) 긴급회의 소집을 요청했다고 전했다.
사우디는 지난달 6일 열린 OPEC+ 회의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에 따른 원유 수요 축소에 대비해 3월로 끝나는 감산 합의의 시한을 연장하는 안을 제시했으나 러시아의 반대로 협상이 결렬됐다.
이에 사우디는 미국의 압박에도 4월부터 산유량을 하루 970만 배럴에서 1천230만 배럴로 늘리겠다고 선언했고 유가는 배럴당 20달러 대로 폭락했다.
사우디 국영 아랍뉴스는 2일 사우디 국영 석유사 아람코가 4월1일부터 일일 산유량을 1천200만 배럴 이상으로 끌어올렸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사우디발' 유가 인하 경쟁은 트럼프 대통령이 적극적으로 개입하면서 급속히 진정될 조짐이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2일 트위터에 "푸틴 대통령과 대화한 내 친구 MBS(사우디 왕세자)와 방금 통화했다. 그들이 약 1천만 배럴을 감산할 것으로 예상하고 희망한다. 더 많을 수도 있다. 그런 일이 일어난다면 원유·가스 업계에 대단한 일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감산 규모가) 1천500만 배럴이 될 수도. 모두를 위해 좋은 뉴스"라는 글을 트위터에 올렸다.
앞서 미 백악관은 지난달 30일 트럼프 대통령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유가 안정과 관련해 통화했다고 발표했다. 셰일오일 덕분에 에너지를 자급자족하게 된 미국으로선 채굴 단가가 높은 셰일오일 생산을 유지하기 위해 유가 하락을 막아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 직후 북해 브렌트유와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의 장중 선물 거래 가격이 30% 이상 급등했다.
사우디 측은 무함마드 왕세자가 푸틴 대통령과 통화했다는 사실은 확인하지 않았다.
러시아 크렘린궁은 푸틴 대통령이 무함마드 왕세자와 통화하지 않았다고 부인했다.
h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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