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미래한국당에 "참석 불가" 최종통보
정치권 "행정부가 판단할 일 아냐"
미래한국당 원유철(맨 왼쪽) 대표와 21대 총선 비례대표 후보들이 지난달 26일 오전 국립대전현충원 천안함 46용사 묘역을 찾아 참배하고 있다. /미래한국당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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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미래한국당 원유철 대표의 ‘제주 4·3사건 희생자 추념식’ 참석을 최종 불허한 것으로 2일 알려졌다. 미래한국당 측은 “정부 측으로부터 ‘비례정당’은 행사에 초대하지 않기로 했다는 최종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정부는 지난달 27일 ‘서해 수호의 날’에는 논란 끝에 원 대표의 참석을 허가했다. 하지만 유사한 정부 행사에서 비례정당 대표란 이유로 참석을 불허함에 따라 논란이 일고 있다.
미래한국당 측에 따르면, 정부는 당초 4·3 추념식 참석 기준과 관련 “3·1절 기준 의석으로 초대 정당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가 말을 바꿨다고 한다. 미래한국당은 미래통합당의 비례 위성 정당이지만 현재 20석을 가진 엄연한 원내 교섭단체다. 미래한국당 측 관계자는 “4·3 추념식 행사 참석 기준이 3·1절 기준 의석인 이유를 물어봤지만, 행정안전부 등에서 제대로 설명하지 못했다”며 “결국엔 비례 정당이라서 참석이 안 된다는 대답이 돌아왔다”고 했다. 3·1절 당시엔 미래한국당이 5석으로 정의당(6석)보다 의석수가 적었다.
문제는 정부 입장이 오락가락한다는 점이다. 앞서 정부는 서해 수호의 날에 논란 끝에 원 대표의 참석을 허가했다. 당시에도 원 대표 측에 참석 불가를 통보하면서 “의석 기준을 2월28일로 했다” “이해해 달라”고 했다가 항의가 이어지자 ‘평의원’ 대접으로 원 대표를 행사에 초대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유사한 정부 행사를 앞두고 기준을 바꾸다가 결국 ‘비례정당’이라는 이유로 원 대표의 참석을 불허했다. 정치권에서는 “정부 기관이 명확한 기준을 갖고 행사를 진행해야 한다”며 “비례정당 대표라 공식 행사 참석 대상에서 제외한다는 건 행정부가 판단할 영역이 아닌 것 같다”는 말이 나왔다. 정부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이 비례정당의 존재를 상당히 싫어하는 것 같다”는 얘기가 나왔다.
[양승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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