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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3 (목)

[인터뷰] '방법' 엄지원 "배우로서 슬럼프 왔을 때 받은 작품…특별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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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엄지원 /사진=씨제스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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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김영진 기자 = 최근 종영한 tvN 드라마 ‘방법’ 저주의 능력을 가지고 있는 10대 소녀 백소진(정지소)과 사회부 기자 임진희(엄지원)가 IT 대기업 뒤에 숨어 있는 거대한 악과 맞서 싸우는 이야기를 다뤘다. 드라마 제목이기도 한 ‘방법’은 손발부터 시작해 온 몸이 오그라들게 하는 저주다. 영화 ‘조작’과 드라마 ‘싸인’ 등에서 목표 의식이 뚜렷한 여성 캐릭터를 보여줬던 엄지원에게 ‘방법’의 ‘임진희’는 특별했다. 처음으로 도전했던 오컬트 장르이기도 했고, 판타지 속에서 현실감을 줘야 했던 인물인 만큼 중심을 잘 잡아야 하는 역할이었다. 진입장벽이 높은 장르였지만 마지막 회는 최고 시청률이 7%(닐슨코리아·전국 유료가구 기준)를 넘기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오컬트 장르 특성상 시청자들이 좋아해주실까, 작품이 잘 될까 걱정하고 힘든 순간도 있었어요. 하지만 제작진과 배우들이 ‘우리의 눈은 틀리지 않았을 거다’라면서 서로를 다독였어요. 그런 마음과 노력을 시청자들도 알아주신 것 같아요. 임진희는 탐사보도 기자에요. 사회부 기자분들의 자문을 얻어 무언가 파헤치고 집요하게 찾아가는 이성의 정점에 살고 있는 기자 임진희가 이성이 아닌 비논리의 세계에 휩쓸리는 과정을 설득력 있게 담아내려 노력했죠. 지적이고 커리어 있는 여성 캐릭터에 개인적으론 더 매력을 느끼는 편이고요.”

엄지원의 말대로 임진희는 사회문제를 누구보다 파고드는 정의로운 기자다. 방법사 소진에게서 ‘악귀’ 진종현(성동일)의 이야기를 듣고도 믿을 수 없던 게 당연했다. 과거의 아픔이 드러나면서 소진에게 더 다가서야 했던 임진희는 현실과 판타지 사이에서 힘을 가지고 버텨야 했다.

“극중 임진희가 선배 김주환(최병모)에게 분노해 소진에게 방법을 부탁하는 장면이 있어요. 해당 장면을 잘 표현해야 이후의 상황이 설득력을 갖기 때문에 가장 중요한 신이라고 생각했죠. 그 장면을 찍고 나니 대본으로만 읽었을 때 이성적으로 이해가 가지 않았던 부분들의 감정이 많이 와닿더라고요. 가장 어려웠던 건 아무래도 비교적 센 캐릭터들 사이에서 밸런스를 잡아가는 것이었어요.”

‘방법’에 등장인물들은 모두 특별했다. 악귀가 씌인 대기업 대표 진종현부터 그를 뒤에서 조정하고 있는 무당 진경(조민수)까지, 여타 드라마에선 쉽게 볼 수 없는 인물들이었다. 그 사이에서 임진희는 평범하게 보일 정도였다.

“사람 안에는 선과 악, 양면성이 존재해요. 때로 우리가 옳은 일이라고 판단한 일도 다른 이의 입장에선 좋은 일이 아닐 수도 있죠. 정의감 넘치는 진희가 위기의 상황을 맞이했을 때 그 안에서 충돌하는 갈등으로 인해 흔들리는 모습에서 좋은 사람인지 나쁜 사람인지 모호한 느낌을 주고 싶었어요. 사실 평범한 인물을 연기할 때 가장 힘들죠. 자칫하면 밋밋하고 존재감이 없어지기 때문에 촬영을 할 때도 존재감을 안고 가기 위해 고민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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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지원 /사진=씨제스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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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정지소 배우와 유독 함께 하는 신이 많았던 엄지원은 호흡도 좋았다며 후배 배우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정지소 배우를 제가 이끌었다기보단 지소가 편하게 연기할 수 있도록 마음의 어려움을 덜어주고자 했어요. 진희와 소진이가 신뢰와 우정을 쌓아가는 것처럼 엄지원과 정지소의 신뢰와 우정이 쌓이도록 편하게 다가갔죠. 지소 배우에게도 함께 작업해서 좋았고 고맙다는 말을 전해주고 싶어요. 앞으로 더 빛나고 탄탄한 배우가 될 거라 믿고, 그 길의 옆에서 가끔 손을 잡아주는 선배가 되고 싶고요.”

영화 ‘부산행’으로 잘 알려진 연상호 감독이 첫 드라마 집필에 도전했던 ‘방법’인 만큼 관심도 컸었다. 엄지원은 연상호 작가의 ‘방법’ 대본을 받기 전에 배우로서의 슬럼프가 왔던 시기라고 고백했다.

“‘방법’ 대본을 받기 전에 배우 생활 중반부의 문을 어떻게 열어야 할지 고민이 많은 시기였어요. 또 배우로서의 제 위치와 자리, 현실에 대한 고민도 컸고 함께 일하는 사람들로부터 받은 상처도 있었죠. 그러던 중 ‘페스티발’이라는 작품을 함께 했던 프로듀서가 레진 스튜디오로 이직하며 연락이 왔고 ‘방법’ 대본을 봤어요. 함께 일했던 분에게 연락을 받을 때의 감동과 감사가 정말 커요. 당시 연 작가님이 첫 미팅에서 저를 두고 임진희를 썼다고 해주셔서 너무나 큰 힘과 위로가 됐죠.”

2002년 ‘황금마차’로 데뷔해 어느덧 배우로서 18년의 시간을 보낸 엄지원은 장르를 넘나드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밝혔다. 차기작인 코미디 장르의 드라마 ‘산후조리원’으로 또 다른 모습을 보여줄 계획이다.

“정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일을 해온 것 같아요. 앞으로도 장르를 넘나드는 다양한 스펙트럼의 연기를 하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또 동시대를 살고 있는 사람이자 배우로서 사회성이 있는 작품들도 꾸준히 해나가고 싶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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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지원 /사진=씨제스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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