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V리그 출범 후 사상 첫 조기 종료
순위는 '같은 경기 수' 고려해, 5라운드 종료 시점 기준…우승팀은 없어
프로배구 사상 첫 조기 종료 |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한국배구연맹(KOVO)이 2019-2020 V리그를 조기 종료하기로 했다.
순위는 남자부 7개, 여자부 6개 팀이 같은 수의 경기를 치른 5라운드 종료 시점을 기준으로 정했다.
2005년 출범한 V리그가 정규리그를 마치지 못하고 조기 종료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만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위협이 컸다.
KOVO는 23일 오후 서울시 마포구 상암동 사무국 회의실에서 남녀 프로배구 13개 구단 단장(1개 구단은 단장 대행 참석)이 참석한 가운데 임시 이사회를 열고 리그 종료와 재개 여부를 논의했다.
결론은 '리그 종료'였다.
나흘 전인 19일에도 KOVO는 이사회를 열었지만, 리그 종료와 재개 사이에서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23일 이사회를 시작하며 조원태 KOVO 총재는 "오늘은 결론을 내리자"라고 요청했고, 각 구단 단장도 동의했다.
2시간 30분 시간여의 격론 끝에 코로나19 위협으로 리그를 재개하는 게 어려운 상황이라는 결론이 나왔다.
조원태, 한국배구연맹 이사회 참석 |
사회적 분위기도 '리그 종료' 쪽으로 기울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21일 '사회적 거리 두기 강화를 위한 담화문'을 발표하며 "집단감염 위험이 높은 종교시설과 실내 체육시설, 유흥시설은 앞으로 보름 동안 운영을 중단해 줄 것을 강력히 권고한다"고 밝혔다.
실내 스포츠인 배구도 '사회적 거리 두기'를 권고받는 종목이다. 일단 4월 5일 전에 경기를 치르는 건 부담스럽다.
체육관 대관 문제, 다음 시즌 일정 등을 고려해 4월 14일을 시즌 종료일로 정한 KOVO에 운신의 폭은 좁았다.
한국여자농구연맹(WKBL)도 20일 2019-2020시즌 여자프로농구의 시즌 '조기 종료'를 결정한 것도 KOVO 이사회의 참고 자료가 됐다.
무관중 경기로 진행된 우리카드-현대캐피탈 전 |
2019-2020시즌 순위는 '5라운드 종료 시점'으로 정했다.
V리그는 6라운드까지 펼치지만, 이번 시즌에는 팀마다 많게는 3경기, 적게는 1경기만 6라운드를 치렀다.
KOVO 이사회는 '같은 경기 수'가 순위 선정의 기준이 되어야 한다고 판단했다.
5라운드 종료할 때의 순위는 리그 중단을 결정한 3월 3일까지의 성적과 같았다.
남자부는 5라운드까지 승점 64(23승 7패)를 쌓은 우리카드가 대한항공(승점 62, 22승 8패)을 제치고 1위에 올랐다. 우리카드는 창단 처음으로 정규리그 1위에 올랐다.
여자부 1위는 5라운드 기준 승점 52(19승 6패)를 얻은 현대건설이었다. 현대건설은 GS칼텍스(승점 51, 17승 8패)를 2위로 밀어냈다.
현대건설은 201-2011시즌 이후 9년 만이자, 통산 3번째 정규리그 1위를 차지했다.
2위 대한항공과 GS칼텍스는 아쉬움을 삼켰다.
리그가 중단되기 전까지 남녀부 모두 치열한 1위 경쟁을 펼치는 중이었다.
남자부 1위 우리카드(승점 69, 25승 7패)보다 2위 대한항공(승점 65, 23승 8패)이 한 경기를 덜 치렀고, 여자부 1위 현대건설(55, 20승 7패)과 2위 GS칼텍스(승점 54, 18승 9패)의 승점 차는 겨우 1점이다.
하지만 코로나19가 코트 주변과 전 사회를 덮치면서 순위 싸움은 끝을 보지 못하고 끝났다.
jiks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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