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17 (일)

도쿄올림픽 연기 가능성에 국내외 스포츠계 파장 휩싸여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대표팀 진천선수촌 “선수들 허탈감 느껴”

올림픽 출전권 유효도 종목별로 차이

IOC도 초유의 사태에 재정적 손실 클 듯


한겨레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2020 도쿄올림픽 연기 가능성이 커지면서 국내 체육계도 파장에 휩싸였다.

대한체육회는 23일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도쿄올림픽 연기 논의와 관련해, 최종 결정이 나오기 전까지 특별히 언급할 게 없다는 신중한 자세를 보였다. 하지만 선수들이 느낄 허탈감 등 심리적 충격과 향후 선수촌 관리 등에 바짝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현재 충북 진천선수촌에 있는 대표 선수들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선수촌 방역과 외부출입 통제로 훈련 효율이 떨어진 상태다. 신치용 선수촌장은 “선수들의 집중력이 떨어져 있다”고 말하고 있다. 여기에 올림픽 연기 가능성이 커지면서 엎친 데 덮쳤다.

일단 대회가 연기되면 선수들이 준비해온 지금까지의 노력이 원점으로 돌아간다. 선수들은 보통 대회 개최 시점에 맞춰 6개월이나 1년 전부터 몸 상태를 끌어올린다. 하지만 7월 올림픽을 목표로 훈련해온 일정에 변화가 생기면 제로 상태에서 다시 시작해야 한다. 1년 이상을 추가로 훈련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올림픽 출전 자격 유지 문제도 변수다. 축구나 배구, 농구 등 단체경기는 이미 올림픽 출전권을 확보해 1년 연기되더라도 기득권을 인정받을 수 있다. 하지만 개인종목은 다르다. 보통 올림픽 포인트를 주는 세계대회 성적을 기준으로 참가 자격을 따는데, 1년 연기되면 올림픽 포인트가 달라져 있어 혼란이 생긴다.

연령 초과 등으로 올림픽 출전 기회가 무산될 수도 있다. 축구의 경우 와일드카드 3명을 제외하고는 23살 이하로 나이 제한을 두고 있는데, 올해 출전권을 딴 선수들이 한살을 더 먹으면 못 나갈 수 있다. 개인종목에서도 은퇴나 노쇠화 때문에 이번 올림픽을 마지막 도전으로 여겼던 선수들이 피해를 볼 수도 있다.

아이오시도 도쿄올림픽을 연기했을 때 일어날 후폭풍을 걱정하고 있다. 1896년 아테네올림픽을 기점으로 시작된 현대 올림픽은 그동안 1차대전(1916년), 2차대전(1940년, 1944년)을 제외하고는 단 한번도 거른 적이 없다. 아이오시는 대회 연속성이라는 관점에서 불발된 대회도 개최 횟수에 넣고 있다. 한국은 전쟁 중인 1952년에 열린 헬싱키올림픽에 선수단을 파견했다.

전쟁을 제외하고 유일하게 대회 일정을 변경할 경우 ‘4년 주기’ 불변의 행사로 여겨온 올림픽의 전통은 깨지게 된다. 관례가 깨지면 향후 올림픽 개최의 안정성이 흔들린다. 전염병 등의 이슈가 대회를 흔들 수 있다.

재정적으로도 아이오시는 큰 손해를 감수해야 한다. 아이오시가 소유한 방송 중계권은 이미 판매된 상태다. 하지만 대회가 연기되면 예정된 수익을 창출할 수 없다. 아이오시의 수익을 일정 정도 배분받는 각 국제연맹(IF)도 수입원에 타격을 받는다. 각국 방송사들이 올림픽을 위해 준비해온 프로그램도 상당 부분 쓸모가 없어진다.

일본올림픽조직위원회 또한 직원과 운영 요원, 자원봉사자 등 인력 관리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또 개별 경기장 시설 확보나 유지 관리에도 추가 비용이 들게 된다. 아이오시가 연기 여부를 결정하는 데 4주 동안의 데드라인을 설정한 것은 손익관계가 워낙 복잡하게 얽혀 있기 때문이다.

대한체육회와 문화체육관광부는 올림픽 연기 여부에 따라 대응 방안을 내놓을 예정이다. 대한체육회 관계자는 “만약 올림픽이 연기된다면 변경 일정에 맞춰 선수촌 운용, 훈련 일정 변경 등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창금 선임기자 kimck@hani.co.kr

▶[연재] 텔레그램 ‘n번방’ 성착취
▶신문 구독신청▶삐딱한 뉴스 B딱

[ⓒ한겨레신문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