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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9 (화)

이슈 사재기와 매점매석

개미들도 '달러 사재기'…달러예금 이달에만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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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지산 기자, 박광범 기자, 양성희 기자]
머니투데이

환율이 치솟고 금리가 급락하면서 안전자산으로서 달러 가치가 부각 되자 은행들에 달러 예금이 밀려들고 있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달 20일 현재 5대 시중은행들의 달러 예금 잔액은 모두 409억9804만달러로 지난달 말 현재 367억1345만달러보다 11.7% 증가했다.

달러 예금은 이달 들어 갑자기 느는 양상이다. 한국은행 집계를 보면 전체 시중은행들의 지난달 달러 예금은 585억 달러로 한 달동안 63억 달러가 빠져 나갔다. 한 달 새 원/달러 환율이 22원(2월 말 1213.7원) 오르자 개인과 기업들이 환차익을 노린 ‘팔자’ 대열에 올라선 때문이다.

그런데 이달 들어 환율이 더 가파른 속도로 치솟자 정반대 패턴이 만들어졌다. 안전자산으로서 달러 가치가 뛰자 미리 달러를 확보하기 위한 측면과 단순 환차익을 노린 사재기가 동시에 작동하는 것으로 은행들은 파악하고 있다.

당장은 달러 부족 현상에 대비한다는 점에서 은행들은 싫지 않은 반응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은행들이 달러를 확보하는 수단은 △외화표시 채권 발행 △외화 차입 △외화 예금 확대 등 세 가지인데 달러 예금이 크게 늘어 은행으로서는 나쁘지 않다”고 말했다.

거시적으로 봐도 긍정적인 면이 있다. 외화를 필요로 하는 무역 기업들에 도움이 된다. 환율 방어에도 도움이 되는 건 기본이다. 그렇지 않아도 정부는 최근 환율 방어와 달러 확보를 위해 은행들의 선물환 포지션 한도를 25% 늘렸다. 그 결과 국내 은행의 선물환 포지션 한도는 40%에서 50%로, 외국계 은행은 200%에서 250%로 늘었다. 선물환 포지션 한도 확대는 은행들이 외부로 내보낼 수 있는 외화 총량을 확대해준 것으로, 달러 예금 증가와 유출 밸런스를 맞춰줄 장치로서 역할을 할 수 있다.

그러나 당혹스런 모습도 보인다. 외환 변동성이 너무 커서다. 단기적 환차익을 노린 ‘사재기’성 자금이 어느 틈에 빠져 나갈 지 알 수가 없다보니 운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후문이다.

한 은행 관계자는 “달러 예금의 일정 비율을 한국은행에 예치하고 고객에게는 이자를 줘야 한다”며 “은행 달러 수요에 대비할 수 있다는 점에서 나쁠 건 없지만 지금 같은 비상 시국에서는 운용에 신중을 기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지산 기자 san@mt.co.kr, 박광범 기자 socool@mt.co.kr, 양성희 기자 y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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