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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LG 김대유, 감출수록 더 감추고 싶은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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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

[스포츠월드=잠실 최원영 기자] 감출수록 더 감추고 싶은 남자, LG 좌완투수 김대유(29)다.

김대유는 올겨울 2차 드래프트로 LG 유니폼을 입었다. 팀 합류 후 최일언 투수코치와 상의 끝에 투구 폼을 조금 수정했다. 공을 숨기는 동작인 디셉션을 강화하기 위해서였다. 기존 투구 폼이 디셉션으로 이름을 날렸던 구대성과 비슷하다는 점에서 착안했다. 공을 던지기 전 준비 자세부터 달라졌다. 그는 “예전에는 정면을 바라봤다면 지금은 몸이 대각선으로 약간 틀어진다. 처음부터 감추고 시작한다”며 미소 지었다.

스프링캠프 내내 새 투구 폼에 적응하는 데 애썼다. 초반엔 최일언 코치에게 “따라 하기 너무 힘듭니다. 못하겠습니다”라고 애교 섞인 투정도 부렸다. 1차 호주 캠프에서는 구대성을 직접 만나 조언도 구했다. 김대유는 “선배님께서 스트레스받지 말라고, 좋은 공 가지고 있으니 자신 있게만 하라고 말씀해주셨다”고 전했다. 그는 어려움 속에서도 자기 공을 흔들림 없이 던졌고 류중일 LG 감독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투수 중에서는 김대유가 가장 좋았다”는 칭찬을 거머쥐었다.

사실 투구 폼을 바꾼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본래 정통 오버핸드 투수였던 그는 2016년 겨울 사이드암으로 탈바꿈했다. “목에 담이 걸렸는데 고개가 안 돌아가더라. 옆으로 던져보니 생각보다 괜찮아서 금세 적응했다”는 설명이다. 팔의 높낮이는 공을 던지며 컨트롤한다. 타자별 성향에 따라 바꾸기도 한다. 올해는 디셉션을 강화해 한 단계 더 진화를 노린다.

구단 자체 청백전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타자들이 “대체 공이 어디서 나오는 것이냐. 갑자기 던지는 것 같다”고 볼멘소리를 냈다. 김대유는 “(김)현수 형이 ‘네가 공을 감추기 힘든 만큼 상대하는 타자들도 힘들다’고 하더라. 더 확실히 준비하려 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그는 KT에서 21경기 27이닝에 출전해 평균자책점 2.33을 만들었다. 올해는 보다 투수 친화적인 잠실야구장을 홈으로 쓴다. 김대유는 “‘정말 넓구나’라는 생각에 안정감이 들었다”고 미소 지은 뒤 “원래 주어진 대로 열심히 하는 스타일이다. 보직이 무엇이든, 상대가 누구든 내 역할을 해낼 수 있도록 페이스를 끌어올리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yeong@sportsworldi.com 사진=LG트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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