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김현수가 22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청백전 1회초 타구를 바라보고 있다. 잠실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
[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부럽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모범국으로 우뚝선 한국이 야구로도 전세계의 부러움을 한 몸에 받았다. 한때 확진자가 무더기로 발견돼 프로농구와 배구에서 뛰던 외국인 선수들의 탈출을 감행하던 반추하면 그야말로 전세역전이다. 보수적이면서 투명한 방역, 검역 체계가 정립된 코로나19 대응 매뉴얼에 따라 KBO리그 각 구단은 사회적 거리두기 캠페인을 전개하면서도 홈 구장에서 자체 평가전을 포함한 정상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이 모습은 야구 종주국 미국에서는 상상도 못할 장면이다. 심지어 메이저리그(ML) 대표 칼럼니스트 중 한 명인 존 헤이먼은 22일(한국시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한국은 야구를 하고 있다. 한국이 우리가 동경할 만한 무언가를 보여주고 있다”며 부러운 시선을 숨기지 않았다.
스프링캠프 훈련장이 텅 비어있다. 출처=MLB닷컴 캡처 |
현재 미국은 야구는 커녕 제대로된 생활조차 불가능한 상태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한 뒤 10명 이상 모임을 자제하라고 권고했다. 공공시설이 일제히 폐쇄됐고 도시간 이동도 제한되고 있는 지경이다. 코로나19 발견 초기부터 확진자와 동선, 검사과정 등을 실시간 추적해 모두 공개한 한국은 어느정도 통제 가능한 범위 내에서 확산 방지에 열을 올리고 있다. 소규모 집단감염만 줄이면 안정세로 접어들 수 있다는 희밍이 생길 정도다.
LG 송은범이 19일 잠실구장 훈련에 앞서 발열체크를 하고 있다. | LG 트윈스 제공 |
양국의 대응 차이는 프로야구 운영 기관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KBO리그는 선제 대응으로 한 발 앞서 코로나19 확산 방치에 돌입했다. 각 팀이 스프링캠프를 마치기도 전에 시범경기 취소를 단행했고, 정규시즌 개막도 잠정 연기했다. 팀간 교류전을 금지시켰고, 열감지 카메라와 레이저 체온기 등을 비치해 선수단과 관계자의 출입을 적극 통제했다. SK와 NC, 키움 등 일부 구단에서 협력업체 관계자가 확진 판정을 받거나, 2군 선수가 의심 증세를 보이면 곧바로 모든 훈련을 중단하는 등 초동 조치를 발빠르게 시행했다. 다행히 22일 현재까지 무확진자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그라운드 위에 놓여진 글러브와 야구공. 출처=MLB닷컴 캡처 |
반면 ML 사무국은 뒷북 행정으로 사태를 악화시켰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지난 13일 NBA(미국프로농구)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자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 중단을 선언했는데 이후 뉴욕 양키스 마이너리그 선수들과 신시내티 구단직원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당초 ML 사무국은 선수들에게 스프링캠프 시설에서 단체 훈련하는 것을 허용했다가 확진자가 나오자 훈련 시설을 폐쇄했다. 순식간에 야구가 중단됐고 류현진을 비롯한 코리안 빅리거들은 어쩔 수 없이 미국에 남아 언제가 될지 모르는 개막전을 준비해야 하는 처지다. 최지만은 아예 귀국을 결정했다. ML 관계자들은 이르면 5월말 야구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SK 와이번스 노수광이 22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진행된 자체 청백전에서 주루하고있다. 인천 |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
상황이 역전되자 3월초 고국으로 돌아갔던 외국인선수들도 조기 귀국을 결정했다. LG는 22일 오후 한국땅을 밟는 타일러 윌슨을 시작으로 25일까지 외국인선수 3명이 모두 돌아온다. KT 외국인선수들도 23일부터, 키움 외국인선수들도 오는 27일 일제히 한국으로 들어올 예정이다. 이들은 KBO 지침에 따라 공항에서 특별입국절차에 따른 검역조사에 임한 후 숙소로 이동해 코로나19 검사를 받는다. 검사에서 음성 판정이 나올 경우에만 선수단에 합류할 수 있다. 미국에 발이 묶여 캐나다로 돌아가지 못하는 류현진과 극명히 대비되는 지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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