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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통화·외환시장 이모저모

8년전 종료된 韓日 통화스와프… 정치에 막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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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0억달러 규모의 한미 통화 스와프 체결로 외환시장 불안이 다소 진정되면서 '또 다른 안전판'인 한일 통화 스와프 재개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본을 상대로 한 통화 스와프는 미국보다 역사가 오래됐지만, 지난 2012년 중단된 이후 재개되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잠재적 외환시장 불안을 해소하려면 통화 스와프는 되도록 많이 맺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한일 통화 스와프는 2001년 7월 20억달러 규모로 처음 맺어졌다. 이후 2008년 금융 위기 당시 300억달러로 대폭 확대됐고, 2011년에는 700억달러까지 늘었다. 하지만 2012년 8월 이명박 전 대통령의 독도 방문과 '일왕 사과 요구' 발언으로 한일 관계가 악화되면서 그해 10월 만기가 된 통화 스와프 계약이 연장되지 않고 종료됐다.

2016년에는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와 미국 금리 인상 등으로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커지자 한국이 일본에 통화 스와프를 제안했지만, 일본은 부산 일본 영사관 앞에 위안부 소녀상이 설치된 것을 문제 삼으며 협상 중단을 선언했다.

코로나발 경제 위기 극복을 위해 전문가들은 물론, 금융 당국도 한일 통화 스와프 재개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20일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일본과 하는 통화 스와프도 의미가 있는 만큼 앞으로 외환시장 안전판을 강화하기 위해 중앙은행 간 협력을 높이는 노력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지난해 일본의 수출 규제 이후 한일 관계가 악화일로를 걷는 것이 걸림돌로 지적된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우리나라 외환 보유액이 4000억달러를 넘어 충분하다고 하지만, IMF(국제통화기금)와 BIS(국제결제은행)가 권고하는 수준보다 많이 부족하다"면서 "외환 보유액을 늘리는 것은 시간이 걸리는 만큼, 정부 차원에서 일본과 관계 개선에 나서고 통화 스와프를 재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중현 기자(jhah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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