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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9 (금)

이슈 5세대 이동통신

5G 터지는 건물 460개 불과… 우한 코로나까지 발목 잡는 실내 인프라 구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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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 3사, 당초 작년말까지 달성 목표의 절반도 아직 못채워
‘사회적 거리두기’ 확산으로 건물주와 대면 회의 잇따라 취소
코로나 극복 위해 5G투자 50% 늘린다 했지만 집행 차질 우려

오는 4월 3일은 5G(5세대) 이동통신 세계 첫 상용화 1주년이 되는 날이다. 그러나 아직 5G가 제대로 터지는 건물이 거의 없어 사용자들의 불만은 높아지고 있다.

당초 통신 3사는 지난해 하반기까지 1000여개 건물에 5G 인빌딩(실내통신) 장비를 설치한다는 목표를 내세웠었다. 하지만 해가 지난 현재까지도 목표의 절반 수준에도 못 미치고 있다. 특히 우한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확산으로 통신사와 건물주간 회의가 잇따라 취소되면서 실내 인프라 확충이 더 더뎌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코로나발 경기위축을 이겨낼 경기부양성 5G투자 확대가 제대로 이뤄질지 걱정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배경이다.

19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KT는 현재까지 KTX 서울역, 신촌 현대백화점 등 전국 460개 건물에 5G 인빌딩 장비를 설치했다. 지난해 5G 인빌딩 장비가 설치된 약 80% 건물을 KT가 주관해 구축했다. 대규모 건물의 경우 유선 인프라를 활용해야 하는데 이 부분에서 KT가 강점이 있기 때문이다.

인빌딩 서비스는 공간이 넓지 않은 복잡한 건물 내부에 장비를 설치해야 제공될 수 있다. 이를 위해 KT(030200)와 함께 SK텔레콤(017670), LG유플러스(032640)통신 3사간 협의를 통해 인빌딩 기반 인프라 구축을 공동으로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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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네트워크부문 직원들이 대구 KT 효목사옥 내 5G 스몰셀(Small Cell) 솔루션 RDS(Radio Dot System)를 설치한 후 품질을 점검하고 있다. /KT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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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G 인빌딩 장비를 설치하는 이유는 건물 내 통신 음영 지역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건물 내부는 벽으로 공간이 분리돼 있어 전파 손실률이 높다. 전파 손실률이 높을수록 통신 품질이 떨어진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인빌딩 기술은 무선 중계기로부터 수신된 신호를 동축 케이블이나 광 선로를 통해 건물 내 임의의 장소에 전송할 수 있도록 한다.

5G 인빌딩 구축이 시급한 과제임에도 불구하고 빠른 속도를 못 내고 있다는 지적이다. 대상 건물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나서 통신 3사가 함께 구축할 건물을 협의해 선정한다. 문제는 설비투자 비용에 한계가 있는데다 우선 설치 선호 지역 등 각 사의 이해관계가 다르다는 데 있다. 건물주와의 협의도 반드시 필요하다.

특히 최근엔 우한 코로나 확산 억제를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가 확산되면서 건물주와 협의를 위한 회의가 연이어 취소되고 있다는 게 통신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5G 인빌딩 장비 투자가 지지부진한 배경이다.

5G 인빌딩 투자 부진은 정부가 경기부양성으로 추진중인 5G 투자확대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지난 5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통신3사 등은 상반기 5G 투자 규모를 당초 계획 보다 약 50% 늘어난 4조원 수준으로 늘리기로 합의했다.

5G 단말기가 다양화되고 중저가 요금제도 나오고 있지만 결국 5G를 제대로 쓸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지 않으면 서비스 활성화에 한계가 있는 것도 문제다. 예상보다 더딘 5G 실내 인프라 구축에 5G 고객들의 불만이 높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 통신사의 5G 사용 고객은 "지방을 다녀오면 5G가 잠깐 잡히다가 LTE로 전환된다"면서 "서울에서도 건물에만 들어가면 5G가 터지지 않는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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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유플러스 직원이 강변 테크노마트에서 인빌딩 장비를 점검하고 있는 모습. /LG유플러스 제공




반면 통신 3사가 경쟁하는 5G 지상 기지국 인프라 확장은 속도가 붙고 있다.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5G 기지국은 지난해 4월 상용화 시점인 3만5851국 대비 3배 이상 증가한 10만8897국이 구축됐다.

통신 3사는 지난 12일 ‘5G 서비스 점검 민관합동 TF’ 회의에서 "주요 고속도로, 철도역사, 대형 쇼핑몰, 지하철 등을 대상으로 수신환경 개선을 위해 계속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정부는 올해 1월 5G 인프라 투자에 대한 세액공제를 확대하면서 인빌딩 투자도 세액공제에 포함시켰다. 수도권 지역의 경우 1%였던 세액공제율이 올해 2%로 증가했다. 비수도권 지역의 경우 공제율은 작년과 동일한 수준인 2~3%로 유지되지만, 세액공제 대상에 공사비가 새롭게 포함된다. 상시근로자 고용증가를 고려해 최대 1%포인트 추가공제를 지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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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도이치텔레콤의 ‘5G RF중계기’에 관심을 보이는 독일 기자들. /SK텔레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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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 3사는 인빌딩 인프라 확충을 위해 관련 기술 상용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지난해 4개의 안테나가 탑재돼 기존 인빌딩 장비 대비 2배 빠른 ‘레이어 스플리터(Layer Splitter)’를 개발했다. 또 최근에는 도이치텔레콤에 인빌딩 솔루션 ‘5G RF중계기’ 기술을 수출했다.

KT도 올해 1월 국내 중소기업과 함께 4개의 안테나를 사용하는 고성능 광중계기를 개발 완료했다. LG유플러스는 실내 5G 품질을 높이기 위해 캐나다 네트워크 설계 전문기업 '아이비웨이브(iBwave)'의 전문 설계 툴을 5G 인빌딩 설계에 활용한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올해 안으로는 국내 주요 1000개 건물 내 인빌딩 솔루션이 구축돼 5G 통신이 원활히 터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우한 코로나 확산이 5G 인프라 확충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이경탁 기자(kt87@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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