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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8 (수)

이슈 [연재] 스포츠월드 '권영준의 독한S다이어리'

[권영준의 독한S다이어리] 바흐 IOC 위원장의 꼼수… 대책회의 가장한 ‘명분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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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권영준 기자]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의 ‘긴급 회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대책 회의가 아니었다. 2020 도쿄올림픽 정상 개최를 위한 ‘명분 만들기’였다.

바흐 위원장은 지난 17일 도쿄올림픽 정식 종목인 33개 국제연맹 대표를 소집해 긴급 화상 회의를 진행했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도쿄올림픽 취소 및 연기에 관한 논의를 진행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회의 결과는 예상과는 전혀 달랐다. 이날 한국에서는 유일하게 참석한 조정원 세계태권도연맹 총재는 “올림픽 취소나 연기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었다”라고 전하면서 “바흐 위원장은 갑작스러운 결정이나 추측은 전혀 도움이 안 된다고 강조하면서, 전례가 없는 위기에서도 올림픽 정상 개최에 대한 강한 확신을 표명했다”고 전했다.

바흐 위원장은 이날 회의를 통해 올림픽 정식 종목인 33개 국제연맹 대표로부터 올림픽 정상 개최에 대한 명분을 얻었다. 회의에서 정상 개최에 대해 반대한 단체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기나 취소에 대한 언급이 없었다는 뜻은 애초 이날 회의 안건에 포함하지 않았다는 뜻이며, 논의를 계획하지 않았다는 의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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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도쿄올림픽 정상 개최를 강행하고 있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에 힘을 실어줬다. 애초 바흐 위원장은 “올림픽 개최는 주최국의 결정에 따르겠다”며 정상 개최를 지지하는 입장이었다. 그런데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했고, 이 과정에서 세계보건기구(WHO)가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선언하는 등 상황이 악화하자 “올림픽 개최와 관련해 WHO의 권고에 따르겠다”고 한 발 물러섰다.

바흐 위원장이 한 발 물러서자, 아베 총리의 입장도 급격하게 흔들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1년 연기를 언급했고, 일본 내 언론 및 여론도 “연기하거나 취소하자”는 입장으로 돌아섰다. 아베 총리가 위기에 몰린 상황에서 바흐 위원장이 올림픽 정식 종목 33개 국제연맹 수장을 소집하면서 정상 개최에 대한 무언의 동의를 구했고, 이로 인해 상황은 급반전을 모색할 수 있는 방향으로 흐르게 됐다.

바흐 위원장은 이날 회의를 시작으로 18일에는 IOC 선수위원, 18~19일에 걸쳐서는 각국 올림픽위원회(NOC) 위원장과 차례로 화상 회의를 진행한다. 이 회의에서 바흐 위원장을 정상 개최 의지 표명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반대하는 위원 또는 국가는 얼마나 될지 의문이다. 바흐 위원장의 긴급 화상 회의 소집은 대책 마련이 아니라 올림픽 정상 개최를 위한 명분 만들기라는 ‘꼼수’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young0708@sportsworldi.com / 사진=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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