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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제24회 LG배 조선일보 기왕전] 혼신의 反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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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승 3번기 제1국 <흑 6집반 공제·각 3시간>

白 신진서 九단 / 黑 박정환 九단

〈제8보〉(92~108)=고수(高手) 바둑의 특징 중 하나는 '한 방에 끝나는' 경우가 여간해선 없다는 점이다. 큰 펀치를 터뜨린 뒤에도 적당한 선까지만 공격한다. 맞은 쪽은 손실을 최소화하며 반격을 노린다. 그러다 보면 형세는 약간의 차이 속에 그럭저럭 균형을 유지해 간다. 이런 현상이 생기는 것은 첫째, 바둑엔 KO승이 없기 때문이고, 둘째는 상대의 펀치를 경계하기 때문이다.

요석인 ▲ 3점이 △의 절묘한 장문으로 잡힌 장면. 백이 횡재한 느낌이다. 하지만 흑은 최대한 버텨 대가(代價)를 구하며 위기를 벗어난다. 91로 한 칸 뛰어 동태를 본 뒤 93, 95로 나가 끊은 수가 그 출발점. 97로 98을 강요하고 99로 나가니 100이 불가피하다. 107까지 우중앙 쪽 백을 곤마로 추궁하는 데 성공했다.

이 수순 중 101로 참고 1도 1은 백 2~6의 좋은 대응으로 별무신통이다. 107도 정수. 참고 2도 1, 3이 성립한다면 바둑이 끝날 텐데 잘 안 된다. 16까지 절묘한 회돌이 축이 기다리기 때문. 박정환으로선 불운이라면 불운이다. 다시 108에 붙여 두 고수의 천 길 낭떠러지 혈투가 끝없이 이어진다.

조선일보

[이홍렬 바둑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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