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 "피처폰은 옛날 얘기지. 요즘엔 내 친구들도 다 휴대폰으로 카톡(카카오톡)하고 유튜브를 본다니까."
서울 강서구에 거주하는 70대 여성 윤모씨는 지난해 삼성전자 갤럭시 A시리즈로 휴대폰을 교체했다. 지인들 사이에서 송가인 유튜브 영상을 즐겨보는 것을 알게 된 딸이 '어르신용 스마트폰'으로 인기가 높다는 보급형 단말기를 추천해줘서다. 집 근처 복지관에서 스마트폰 사용 수업도 들었다. 윤씨는 "요즘에는 우리 같은 나이 든 사람들이 필요한 기능 위주로 화면이 크고 가격도 저렴한 폰이 많다고 하더라"며 능숙하게 유튜브 창을 열어보였다.
◆피처폰 가입자 비중 8.82%로 급락= 피처폰이 사라지고 있다. 불과 5년여 전만해도 5명에 1명꼴이었지만 이제는 10명에 1명꼴도 되지 않는다. 일상 곳곳으로 스마트폰 사용이 확대된 데다 가격ㆍ기능별 단말기 종류가 다양해지면서 설 자리를 잃어가는 것이다.
4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국내 피처폰 가입자는 지난 1월 말 기준 495만2988명으로 처음 500만명 선 아래로 떨어졌다. 이는 전월 대비 11만797명, 전년 대비 126만3601명 줄어든 수치다. 5G 상용화 직후인 지난해 5월 600만명 선이 붕괴된 후 불과 8개월 만에 500만명 선도 무너졌다.
전체 휴대폰 가입자 중 피처폰 비중은 8.82%에 그쳤다. 지난해 9월(9.7%) 이후 줄곧 한 자릿수다. 반면 스마트폰 비중은 1년 전 88.86%에서 91.18%로 높아졌다. 불과 5년 전만해도 국내 피처폰 가입자 수는 1200만명을 훌쩍 넘었다. 하지만 2015년 12월(999만2859명) 1000만명 선이 무너진 후 매년 앞 자릿수가 바뀔 정도로 급감하고 있다.
◆삼성전자 2014년 이후 피처폰 제로= 이는 스마트폰 사용영역이 쇼핑, 금융, 영상시청, 메신저 등 일상 곳곳으로 스며든 여파가 크다. 출시 초기만해도 젊은 층의 전유물이었지만 이제는 연령의 벽이 무너졌다. 지난해 스마트폰 과의존 현황에서 60대 비율도 15%에 육박했다.
KT 대리점 관계자는 "최근 몇년간 어르신들 사이에서도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분이 많아지면서 '어르신용 스마트폰'을 문의하는 자녀가 늘어났다"며 "간단한 인터페이스와 큰 액정을 갖춘 보급형 모델을 주로 추천하고 있다"고 전했다. 동작이수사회복지관 소속 김수림 사회복지사는 "요즘에는 어르신들 사이에서도 스마트폰을 이용하시는 분이 많다"며 "복지관 내 프로그램 중에서도 어르신 대상 스마트폰 교육이 인기"라고 말했다.
제조사들마저 수익성 등을 이유로 피처폰 단말기 개발을 꺼리고 있어 향후 피처폰 사용자는 더 빠르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가 출시한 OS미탑재 피처폰은 2014년 5월 삼성마스터가 마지막이다.
업계 관계자는 "피처폰을 선호하는 이유는 저렴한 비용, 개인 사정 등으로 인해 기본 기능만을 원하는 경우 등이 대다수"라며 "이 같은 수요도 보급형 또는 중고 스마트폰 모델로 흡수되면서 과거 시티폰이나 삐삐처럼 시장에서 피처폰은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봤다.
다만 업무와 사적영역을 나누기 위해 스마트폰과 피처폰 사용을 병행하는 사례도 있다. 지난달 피처폰을 마련한 한 30대 여성은 "교사로 일하면서 학부모들에게 잦은 카톡 연락을 받게 되는 게 부담이 돼 업무용 피처폰을 사용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