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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사재기와 매점매석

치솟는 달러화…“사재기 불 질러 국내 증시 자금 이탈 부추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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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인덱스 3년여 만에 99 넘어 100선 위협

대체 안전 자산 없고 유로화 약세, 코로나19로 경기 부진 우려 겹쳐

원·달러 환율 1210원으로 하락 마감…“상황 악화 땐 1250원 가능성”

세계 기축통화인 미국 달러가 코로나19 확산에 홀로 강세를 보이며 독주하고 있다. 유로화 등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미국 달러화 가치를 지수화한 달러인덱스가 3년만에 100선 돌파를 앞두고 있는 것이다. 이에 원·달러 환율도 심리적 저지선인 1200원을 넘어서면서 국내 증시에 부담을 주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 매도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서다.

24일(현지시간) 런던ICE선물거래소에서 달러인덱스는 99.36으로 마감되며 100선을 위협했다. 달러인덱스가 100을 넘는다면 2017년 4월 이후 3년여 만에 처음이 된다. 달러 강세는 유로존 경기 부진과 코로나19에 따른 경기 충격 우려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최근에는 코로나19로 인한 금융 시장 불안이 안전 자산 선호 심리에 불을 붙였다.

내수 비중이 높은 미국은 이번 사태로 인한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는데다, 또다른 안전자산인 일본 엔화가 코로나19 여파에 약세를 보이는 것도 달러 강세의 요인이다. 유로화는 유럽 주요국의 실물경기 지표 악화로 약세를 이어가고, 영국 파운드화는 브렉시트에 대한 불확실성이 반등 움직임을 짓누르고 있다. 신환종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의 세계 경제 영향에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달러 자산 중심의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유럽 경제 의 더딘 회복과 신흥국 성장 우려가 강달러를 지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달러 강세에 따른 원화 약세가 외국인 자금의 국내 증시 이탈을 부추길 수 있다는 것이다. 코로나19 확진자가 한국에서 발생한 지난달 20일부터 이달 25일까지 외국인의 누적 순매도 금액은 2조8971억원에 달한다. 원·달러 환율은 코로나19의 지역 확산이 본격화한 지난 20일부터 사흘간 30.9원 치솟았다.

이날 기계적 반등으로 원·달러 환율이 전일 대비 9.9원 내린 달러당 1210.3원으로 장을 마쳤지만, 코로나19가 투자자에게 미치는 불안감은 여전했다. 이날도 외국인들은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서 7000억원어치 이상을 팔아치웠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최근 신흥국 통화가치는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 추세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고, 해당 우려가 남아있는 만큼 원화 강세 추세로 돌아섰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코로나19가 언제 진정세를 보일지 예단이 어려운 상황인 만큼 강달러 기조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세계 각국이 한국인에 대해 입국 금지 조치를 확대하고 있는 이번 사태가 내수와 수출 동반 부진으로 이어져 경기 회복 가능성을 낮추고, 이에 따라 당분간 환율 상승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은 코로나19 확진자가 중국 다음으로 많은 것으로 집계되면서 시장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달러 대비 원화가치는 다른 아시아 국가 통화들과 비교해도 큰 폭으로 떨어졌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의 국내 확진자 수가 계속해서 늘며 사망자가 발생하고 있는 점과 글로벌 전반적으로 투자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는 점 등으로 미뤄 볼 때 원화 약세 흐름이 당분간 불가피할 것”이라며 “상황이 더 악화될 경우 1250원까지도 열어둘 필요가 있다”고 전망했다.

김은성 기자 k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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