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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이슈 고유정 전 남편 살해 사건

"고유정 선고 순간 보고 싶어"... 방청권 얻으려 긴 줄 '경쟁률만 1.8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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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정 1심 선고 공판 보러온 시민들
49개 방청권에 89명 몰려 …'경쟁률 1.8대 1'
경기부터 경남 창원까지…전국에서 찾아와

전 남편과 의붓아들 살해 혐의를 받는 고유정(37)의 1심 선고 공판이 예정된 20일. 제주시 제주지방법원 4층 대회의실은 재판 방청권을 받기 위해 몰려든 시민들로 북적였다. 지난해 8월부터 한 번도 빠짐없이 고유정 재판을 방청해왔다는 김모(63)씨는 "사법부의 판결을 두 눈으로 보기 위해 왔다"고 말했다.

제주지방법원은 이날 오전 9시부터 10시까지 사전 방청권 응모를 받았다. 고유정의 재판은 이날 오후 2시에 열린다. 법원은 좌석 34명과 입석 15명 등 총 49명으로 방청객을 제한했다. 하지만 이날 방청권을 받으러 온 시민은 89명이었다. 고유정 재판을 보기 위해선 1.8대 1의 경쟁률을 뚫어야 했다. 앞서 4.4대 1을 기록한 첫 재판 방청 경쟁률보다 낮았지만, 혹시나 재판에 들어가지 못할까 걱정하며 회의실 앞을 서성이는 시민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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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정의 1심 선고 공판에 예정된 20일. 재판 방청권을 받기 위해 모인 시민들이 제주시 제주지방법원 4층 회의실 앞에 줄 서 있다. /김송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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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경남 창원에서 배를 타고 왔다는 윤모(50)씨는 "일반인이 보기에도 고유정의 죄가 명백한데 자신이 한 짓이 아니라고 변명하는 뻔뻔한 모습에 화가 나서 오게 됐다"며 "피해자와 유족들에게 조금이라도 힘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경기도 안양시에서 온 이모(30)씨는 "제주도민은 아니지만 이번 사건에 관심이 많아 오늘까지 다섯번 재판을 보러 왔다"며 "기사를 통해 재판을 접하는 것보다 실제 현장에서 재판을 보고 싶어 오늘도 법원을 찾았다"고 말했다.

방청권 추첨은 오전 10시 20분에 시작됐다. 법원 직원이 이름과 전화번호가 기재된 응모권을 추첨함에서 뽑아 호명하는 식으로 진행됐다. "15번 방청권 받아가세요" 응모 번호가 호명된 이들은 환호성을 질렀지만, 방청권을 받지 못한 이들은 아쉬운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첫 재판부터 지금까지 한 번도 빠지지 않고 재판에 참석했다는 김씨는 "마지막 재판을 꼭 보고 싶었는데 방청권을 받지 못해 아쉽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김씨와 함께 온 나머지 친구 2명은 재판에 들어가게 됐다고 한다.

전 남편의 외가 친척인 김모(50)씨도 방청권을 얻지 못했다. 김씨는 "가족으로서 사형선고가 내려지는 순간을 실시간으로 보고 싶어 왔지만 재판에 못 들어가게 됐다"면서 "아쉽지만 집에서 선고 결과를 기다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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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제주지방법원에서 배부한 고유정 선고 공판 방청권. /김우영 기자


제주지방법원은 고유정의 첫 재판이 열린 지난해 8월 12일부터 일반 시민에게 방청권을 배부해왔다. 제주지법 개원 사상 처음이라고 한다. 첫 재판에선 방청석 34개를 두고 150여 명이 몰렸다. 특히 법원이 방청권을 선착순으로 나눠주겠다고 공지하면서 새벽 5시에 방청권을 받으러 온 시민도 있었다. 법원은 예상보다 많은 방청객이 몰리자 당시 추가로 10명에게 입석 방청을 허용했다. 이후 공판부터는 추첨식으로 방청권을 배부했다.

이날 1심 선고 공판은 지난 5월 25일 사건 발생 이후 9개월여 만이다. 재판만 12차례 거쳤다. 검찰이 법원에 제출한 공소장에 따르면 고유정은 당시 제주시 조천읍의 한 펜션에서 전 남편 강모(36)씨를 살해한 후 시신을 훼손하고 유기한 혐의를 받는다. 이보다 앞서 지난해 3월 1일 충북 청주시 자택에서 현 남편의 친아들인 의붓아들(당시 6세)을 침대에서 몸으로 강하게 눌러 살해한 혐의도 받는다.

고유정은 살인과 사체 은닉 혐의 자체는 인정했지만, 전 남편의 강압적 성관계 요구에 대응하다 벌어진 우발적 범행이라는 입장이다. 의붓아들 살해 혐의는 극구 부인하고 있다. 재판에서 "하늘이 알고 땅이 알 것이다. 검찰 공소장은 상상에서 나온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검찰은 고유정에게 사형을 구형했다.

고유정의 재판은 이날 오후 2시 제주지법 201호 법정에서 열린다.

[포토]"고유정 선고 보러" 방청권 경쟁률 1.81대 1…전국에서 찾아와 긴 줄

[제주=김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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