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당구인생을 모두 쏟아부어 만든 큐입니다. 그만큼 성능에서 자신 있습니다" 조동주 대표는 30년간 당구계에 몸담았다. 그 노하우를 고스란히 녹여 만든 큐가 바로 십자타공공법이 적용된 "마이다스 큐"다. 조 대표가 십자타공공법으로 만든 상대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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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K빌리어드뉴스 이우석 기자] “30년 당구인생을 모두 쏟아부어 만든 큐입니다. 그만큼 성능에서 자신 있습니다. ”
경기도 수원에 있는 큐 제조업체 마이다스빌리어드 조동주(60) 대표는 당구계에서 잔뼈가 굵었다. 80년대 중반 당구선수로 시작해 당구클럽과 용품유통업체 운영, 클럽 컨설팅 등 당구분야 여러 분야를 거쳤다. 그 경험을 고스란히 녹여 만든 게 바로 ‘마이다스 큐’다. 마이다스는 지난해 말부터 판매를 시작한 신생 큐 브랜드다. 그러나 10여년 전부터 큐를 연구개발했고, 2017년 상표등록을 마치는 등 차근차근 준비해왔다.
마이다스 큐 특징은 바로 상대에 적용되는 ‘십자타공공법’이다. 상대에 구멍을 낸 다음 특수압축된 한지를 끼워넣는다. 조 대표가 큐의 휨을 방지하고 스트로크시 타격력을 높이기 위해 만든 공법이다.
‘당구인생 마지막 기회’라는 생각으로 큐를 만들었다는 조동주 대표를 수원시 팔달구 마이다스빌리어드 공장에서 만났다.
조동주 대표가 십자타공공법이 적용된 상대를 들고 원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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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에 한지를 넣는다는 게 신기하다.
=약 10년 전 큐 사업을 시작하며 샘플을 제작했는데, 제대로 된 제품이 없었다. 큐를 굴려보면 절반 이상이 꿈틀거렸다. 그때부터 ‘큐의 휨을 잡는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1년여 만에 생각해 낸 게 ‘종이’를 큐에 심어 중심을 잡는 방법이었다.
▲그 아이디어는 어떻게 착안했나.
=휘지 않고 탄성도 높은 큐 제작 방법을 찾던 중 예전 메이저리그 ‘코르크 방망이’가 생각났다. (편집자주=야구 방망이에 코르크를 넣은 코르크 방망이는 가볍고 반발력이 커 비거리가 늘어난다. 하지만 메이저리그에서는 이를 부정행위로 간주해 금지했다)
‘큐에 뭘 넣으면 휘지않고 탄성이 좋아 타격에 좋겠다’라고 생각했지만, 막상 무엇으로 중심을 잡느냐가 문제였다. 플라스틱이나 가느다란 철사 등을 넣어보는 등 ‘별의별 짓’을 다해봤다. 그러던 중 종이심지로 된 면봉을 보면서 ‘종이를 심어 중심을 잡아주면 어떨까’ 싶었다. 여러 종이를 시도하다 주변 환경에 따라 수축‧팽창하는 한지를 선택하게 됐다. ‘십자타공공법’에 맞는 종이가 완성된 거다.
▲ 한지가 어떤 원리로 휨을 방지하나.
= 우선 상대에 일정간격(20㎜, 30㎜, 40㎜)으로 심어진 한지가 나무에 생기는 습기를 흡수하는 역할을 한다. 두 번째는 약 40~50개의 삽입된 특수한지가 큐의 중심을 잡아주는 역할을 한다. 건축물의 철근콘크리트 구조를 생각하면 쉬울 것이다.
▲십자타공공법은 어떤 공법인가.
=우선 기계를 통해 미리 제작된 상대 습기를 뺀다. 이 과정을 수 차례 반복한다. 이어 상대에 일정한 간격으로 0.03㎜ 크기 작은 구멍을 내고 거기에 압축 한지를 채워 넣는다. 큐 밖에 남은 한지를 잘라내고 스트로크시 이물감이 느껴지지 않도록 연마과정을 마치면 완성된다. 이 과정이 약 3개월이 걸린다.
상대 타공 과정. 상대 하나에 약 40~50개의 구멍을 뚫는다. 간격은 20㎜, 30㎜, 40㎜으로 조대표는 "간격이 좁을 수록 탄성이 뛰어나다"고 설명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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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자타공공법" 제조 과정. 상대에 구멍을 뚫는 공정 후에 목공용 본드를 사용해 특수압축된 한지를 일일이 삽입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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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다스큐의 상대는 십자타공공법을 적용하는데만 약 3개월이 소요된다. 한지가 삽입된 큐(오른쪽)와 한지를 잘라내고 연마과정을 마친 큐.(왼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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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는 어디서 만드나.
=대만 제조사를 통해 중국에서 OEM(주문자 위탁 생산방식) 생산하고 국내(수원 공장)에서 2차 가공(십자타공공법)을 거쳐 마무리한다. 현재 십자타공공법은 상대에만 적용하고 있는데, 조만간 하대에도 적용할 예정이다.
▲큐에 종이를 끼우는 과정이 쉽지 않을거 같은데.
=한지를 찾는데만 1년이 걸렸다. 한지도 그냥 한지가 아닌 특수 주문 제작으로 만든다. 또한 ‘구멍은 어떻게 뚫어야하나’ ‘삽입된 한지는 무엇으로 고정 해야하나’ 등 과정마다 어려움이 있었다. 지금 큐를 구상하고 완성하는 데만 3년이 걸렸다.
▲큐 판매는 언제부터 시작했나.
=그동안은 큐 개발과 제작, 브랜드(마이다스) 및 공법 특허등록 등을 해야 해서 정식 시판 하지 못했다. 대신 지인들에게 큐를 평가받는 과정, 피드백을 통해 큐를 수정하는 과정도 거쳤다. 지난해 12월 모든 과정이 마무리돼 서울 서초동에 쇼룸을 오픈, 시판을 시작했다.
십자타공공법이 적용된 마이다스 큐 완성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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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구선수 출신으로 당구관련 여러 일을 했던데.
=10년전 쯤 큐 제작을 시작했지만 80년대 중반엔 당구선수로 활동했다. 이어 군포, 부천 등에서 당구클럽 운영과 당구용품 유통사업도 했다. 2000년대 초반부터 10년간 ‘용인당구아카데미’를 운영했고, 2016년 체육단체 통합 이전에는 생활체육당구연합회 심판이사 등 임원으로 활동했다.
▲축구선수로 뛰기도 했다던데.
=학창시절 꿈이 축구선수였다.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축구선수로 활동했는데, 고교 졸업 후 실업축구팀(제일은행) 입단테스트 도중 큰 부상을 입어 꿈이 좌절됐다. 군 제대 후 우연히 수원 코스모스 당구장을 갔는데 거기서 국제식대대를 처음 봤다. 제 기억으로는 경기도에 처음 국제식대대가 놓인 구장이었을 거다. 경기도에서 ‘좀 친다’하는 동호인들이 많이 모였다. 나도 그때 3쿠션에 매료되면서 작은 대회부터 큰 대회까지 출전하며 선수의 길을 걷게 됐다. 성적은 그리 좋지 않았다. 하하.
▲예술구로도 유명하다.
=공이 시원시원하게 움직이는 게 내 성격과 맞았다. 그래서 선수생활 하면서도 꾸준히 예술구 연습을 했다. ‘콧수염’으로 유명한 김종석 원로, 세계적인 예술구 선수인 플로리안 베놈 등과 예술구 공연 하러 많이 다녔다.
축구선수를 꿈꾸던 조대표는 국제식대를 보고 매료돼 3쿠션에 입문, 이후 30년간 당구클럽, 선수, 유통업체 등을 운영해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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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구사업을 시작한 계기는.
=당구선수만 해서는 생계유지가 어려워 사업을 시작한 점도 있다. 그러나 처음 당구선수할 때부터 당구사업에 뜻이 있었다. 특히 용품산업이 커질 것이라 내다봤다. 그래서 당구클럽을 하면서도 용품유통업체를 함께 운영했다. 근 30년간 당구 관련 일을 하다보니 자신감이 생겼고, 누구에게나 인정받는 좋은 큐를 만들어보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 그렇게 해서 ‘마이다스’를 만들게 됐다. 그래도 백지상태부터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당구나 큐 관련 외국 박람회를 모두 찾아다녔다. 돈도 엄청 들었다. 한편으로는 그 과정에서 합리적인 가격에도 충분히 좋은 큐를 만들 수 있다는 자신감이 들었다.
▲마이다스의 목표는.
=우선 큐 사업을 시작하면서 세운 목표인 ‘합리적인 가격의 좋은 큐’는 이미 이뤘다고 생각한다. 국내시장을 거쳐 세계무대로 진출하려 한다. 포켓 큐에도 우리 공법을 적용할 수 있는데, 중국 시장을 겨냥해 이미 상당부분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또한 큐 성능을 발전시킬 수 있는 제작 방법을 꾸준히 연구하고 있다. 앞으로도 선수나 동호인들이 자부심을 갖고 경기할 수 있는 큐를 만들도록 노력하겠다. [samir_@mk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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