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국생명 이재영. [사진 한국배구연맹]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핑크 폭격기' 이재영(24)이 돌아온다. 위기에 빠진 팀을 위해 팔을 걷어붙인다.
지난 시즌 여자 프로배구 챔피언 흥국생명은 후반기 9경기에서 2승7패로 부진했다. 한창 1위 싸움을 하다가, 현재는 3위(11승13패, 승점 39)까지 추락했다. 정규시즌 우승은 언감생심이고 포스트시즌 진출을 걱정하는 처지다. 4위 KGC인삼공사(12승12패, 승점 34)가 최근 5연승으로 따라붙었다. 두 팀의 시즌 잔여경기는 7경기. 그 중 맞대결이 두 차례 남아 있다.
흥국생명으로선 에이스 이재영의 부재가 뼈아팠다. 이재영은 1월 태국에서 열린 도쿄 올림픽 예선이 끝난 뒤 라인업에서 빠졌다. 오른쪽 무릎 연골이 찢어졌고 무릎에 물이 찼다. 비시즌에는 국가대표로 국제대회에 출전하고, 시즌에는 빡빡한 일정을 소화하다가 탈이 났다. 이재영은 "원래 허리와 아킬레스건이 안 좋았다. 올림픽 예선까지는 버틸 만했는데, 첫 훈련 도중 점프를 살짝 뛰었는데 아팠다"고 했다. 이재영은 원래 왼쪽 무릎이 좋지 않다. 오른쪽으로만 버티다 보니 무리가 갔다.
올림픽 본선행을 이끌었던 이재영. [사진 국제배구연맹]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근육이나 뼈는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회복이 되지만 연골은 좀 다르다. 이재영의 경우 휴식을 하더라도 나을지 아닐지 예측하기 어려운 상태였다. 이재영은 "시즌 아웃도 생각했다. 연골은 몇 달은 쉬어야 재생이 가능하다고 하다고 해서 '올림픽도 있으니 아예 시즌을 포기하는 게 낫겠다'는 생각도 했다. 하지만 쉰다고 무조건 낫는 게 아니라고 해서 치료하기로 했다"고 했다.
박미희 감독의 배려로 이재영은 팀 숙소가 아닌 집에서 통원치료를 받았다. 3주 정도 쉬면서 재활 훈련을 소화했다. 이재영은 "예전에 아버지가 '네 몸은 너 때문에 너무 힘들다'고 하신 말이 생각났다. 나도 너무 힘들어서 '내가 왜 이렇게 힘들게 배구를 해야 하지'란 생각까지 들었다"고 했다.
복귀를 마음먹은 건 역시 팀과 동료 때문이다. 이재영은 "처음엔 배구의 '배'도 생각하지 않았다. 경기 중계도 보지 않았다. 그런데 팀이 연패에 빠지고 동료들이 힘들어하더라. 감독님과 선수들에게 미안했다"고 말했다. 이재영은 "다리 운동은 불가능해서 상체 웨이트 트레이닝 등으로 출전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다행히 무릎 상태가 호전됐다. 지난주 수비 훈련을 한 차례 소화했다. 17일부터 공격 연습도 시작했다. 이재영은 "감독님과 동료들이 (갑자기 좋아진) 몸을 보며 깜짝 놀랐다. 내가 생각해도 내 회복능력은 정말 좋다"고 했다. 그는 "인삼공사전(20일)에서 펄펄 날아보겠다. 봄 배구를 꼭 하고 싶다"고 말했다. 언제나 긍정적인 모습도 되잧았다. 이재영은 "나는 배구로 스트레스를 받는 게 싫다. 정말 좋아하는 운동을 하면서 즐기고 싶다"며 의욕을 드러냈다.
열애 중인 여자 프로배구 흥국생명의 이재영과 프로야구 SK 와이번스 서진용. [사진 서진용 SNS] |
장기간 코트를 비운 사이, 이재영과 프로야구 SK 투수 서진용(28)의 열애 사실이 공개됐다. 이재영은 "배구를 못 하면 팬들이 좋지 않게 보실 것 같아 마음이 편하지는 않다"면서도 "하지만 반대로 이제 더 열심히 해야 할 이유가 생기지 않았느냐"며 특유의 호탕한 웃음을 보였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 중앙일보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 이슈를 쉽게 정리해주는 '썰리'
ⓒ중앙일보(https://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