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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여자농구대표팀 감독교체? 협회의 환골탈태가 우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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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여자농구대표팀의 이문규 감독이 11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해 취재진의 인터뷰에 응하고있다. 2020.02.11. 인천 |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배우근기자] 한국여자농구 대표팀은 최근 세르비아 베오그라드에서 열린 2020 국제농구연맹(FIBA) 여자 올림픽 퀄러파잉토너먼트 B조 최종예선에서 1승 2패를 기록하며 조 3위로 도쿄올림픽 출전권을 따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출전 이후 12년만의 쾌거다.

하지만 대표팀을 이끈 이문규 감독은 맹비난을 받고 있다. 올림픽이 채 6개월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사령탑 교체를 바라는 목소리가 높다. 이 감독이 스스로 논란을 키웠다. 그는 귀국 인터뷰에서 “혹사는 있을 수 없다. 선수들이 WKBL에서도 40분을 다 뛴다. 혹사보다는 영국을 이기기 위해 죽기살기로 했다고 이해해달라”고 했다.

그러나 이 감독의 해명은 단순 혹사 논란을 벗어나 선수신뢰의 문제로 확대됐다. 선수단 내 불신과 함께 그동안 지적 받았단 전술과 전략 부재의 비판까지 다시 불거졌다. 대표팀 센터 박지수는 “태극마크를 달고 나가서 뛰는 게 좀 많이 창피하다고 느꼈다”며 맞불을 놓았다. 후폭풍이 거세졌다.

대표팀은 영국전에서 강이슬, 김단비, 박혜진(이상40분), 박지수(37분19초), 배혜윤(36분42초) 등 주전급이 거의 풀타임으로 뛰며 1승을 거뒀다. 그러나 스페인에 37점차, 중국에 40점차로 대패했다. 자력진출이 힘든 상황에서 스페인이 영국을 꺾으며 올림픽 진출이 확정됐다.

사령탑 재신임여부를 결정하는 경기력향상위원회(경향위)는 오는 18일 열린다. 경향위는 추일승 위원장을 비롯해 WKBL의 위성우 감독, 안덕수 감독, 김화순 선수복지위원장, 박정은 경기운영부장, 그리고 김성은 용인대 감독으로 구성된다.

아직 정해진 건 없지만, 일련의 흐름상 이문규 감독의 재신임은 쉽지 않아 보인다. 대표팀 내에서도 코칭스태프와 선수간 신뢰가 깨졌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온다. 이사회를 거쳐 감독교체가 확정되면 공개모집을 통해 새 사령탑이 정해진다. 이전 공모에선 이 감독을 포함해 임달식, 김영주, 신기성 감독이 지원한 바 있다.

경항위 위원인 안덕수 국민은행 감독은 16일 하나은행과의 원정경기에 앞서 “선수들은 잘 경기를 치르고 왔지만 여론이 좋지 않은걸 알고 있다”며 “(대표팀 감독으로)개인적으론 국제경험이 많은 분이 필요하다고 본다. 여자농구 발전이 걸려있으니 (경향위에서)생각을 잘 전달하겠다”라고 했다.

하나은행 이훈재 감독도 같은 날, 논란을 지핀 대표팀 선수출전 시간에 대해 “선수 교체 타이밍을 모두 아쉬워한다. 잘 되고 있을 때 교체타이밍을 잘 가져갔으면 좋지 않았을까 싶다”라고 아쉬움을 표시했다.

대한농구협회 방열 회장은 “이 감독의 재신임 문제는 이사회에서 회의를 거쳐 결정할 문제”라는 원론적인 입장을 내놓았다. 그러나 협회는 사령탑 교체로 현 국면 탈피와 봉합에 나서려는 움직임이다. 자연스럽게 이 감독의 거취에 관심이 쏠린다. 더불어 대표팀 감독이 교체된다면 올림픽을 향한 철저한 로드맵이 필요한 시점에서 과연 누가 지휘봉을 잡을지도 관심이다.

그러나 대한농구협회는 그동안 대표팀 평가전 한 번 잡지 못했다. 사소하게는 선수 연습복도 하루 2벌만 지급하는 현실이다. 지난 14일엔 허훈(25·KT)이 진천선수촌으로 향하는 미니버스를 공개하며 협회를 조롱하기도 했다. 이처럼 협회의 구태의연과 능력부족이 드러난 상황에서 감독 한 명 물갈이 한다고 해서 큰 변화를 바라는건 무리다. 그 보단 협회의 뼈를 깎는 반성과 변화가 더 절실하다.
kenny@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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