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 체력 및 부족한 부분 보완 후 3월 중순 파운더스컵 출격
우승컵을 든 박인비 |
(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박인비(32)가 자신의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20승 달성의 원동력으로 살아난 퍼트를 지목했다.
박인비는 16일 호주 애들레이드에서 끝난 LPGA 투어 ISPS 한다 호주여자오픈에서 최종합계 14언더파 278타로 3타 차 우승을 차지했다.
한국 선수로는 2003년 박세리(25승·은퇴) 이후 두 번째로 LPGA 투어에서 20승을 달성한 박인비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최근 몇 년 사이에 퍼트가 잘 들어가지 않았다"며 "퍼트 감을 되찾기 위해 노력했는데 이번 주에 퍼트가 잘 됐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후반 들어 중요한 고비에 나온 파 퍼트가 들어가 어려운 상황에서도 타수를 잃지 않을 수 있었다"며 "하루에 그런 퍼트가 2개씩만 들어가도 한 대회에서 8타를 줄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때 2위 선수들에 6타 차로 앞서다가 14번 홀(파4) 보기로 류위(중국)에게 2타 차 추격을 허용했던 박인비는 15, 16, 17번 홀을 승부처로 꼽았다.
그는 "15번 홀(파5) 세 번째 샷이 벙커로 들어갔는데 16번 홀(파3)이 어려운 홀이라 위기였다"고 되짚으며 "15번 홀에서 최소한 파를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박인비는 15번 홀 그린 주위 벙커에서 시도한 네 번째 샷을 홀 약 1.5m로 보내 파를 지켰다.
또 추격하던 류위가 16번부터 18번 홀까지 3연속 보기로 무너진 덕에 박인비는 16번 홀 보기에도 큰 어려움 없이 승리를 지킬 수 있었다.
박인비는 "17번 홀(파5) 버디 이후 3타 차가 된 사실을 알고 어느 정도 안심했다"며 "어려운 홀인 16번 홀에서 더블보기도 나올 수 있었는데 그 홀 버디를 하고 나서도 17, 18번에서 연속 파만 해도 되겠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캐디 비처와 포옹하는 박인비. |
2018년 3월에 19승을 따낸 뒤 2년 가까이 승리가 없었던 박인비는 "한국에서 '아홉수'라는 말이 있는데 호주가 행운의 장소가 됐다"며 "후반 9개 홀이 바람도 많이 불어 어려웠지만 파만 지키자는 생각으로 버텼고, 3라운드까지 3타 차 리드가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올해 도쿄올림픽에 출전하려면 6월까지 세계 랭킹을 전체 15위, 한국 선수 중 4위 이내로 올려야 하는 박인비는 "국가대표가 되기 쉽지 않다"며 "오늘 좋은 결과가 나왔지만 더 순위를 끌어올려야 한다"고 말했다.
박인비는 현재 전체 17위, 한국 선수 중에서는 6위에 올라 있다.
최근 해마다 2월 말 또는 3월 초에 시즌을 시작한 박인비는 "올해는 1월부터 시즌을 시작해 잘 하고 싶은 마음도 그만큼 컸다"며 "2년 가까이 기다린 우승이라 더 기쁘고 2020년의 20승이 무언가 딱 맞아떨어지는 기분도 든다"고 기뻐했다.
그는 "시즌 초반 우승이라 자신감을 얻는 계기가 됐다"며 "도쿄 올림픽에 대한 기대는 마음 속에 늘 있지만 스스로 너무 큰 부담을 갖지 않으려고 노력한다"고 밝혔다.
2007년부터 함께 한 캐디 브래드 비처에 대한 고마운 마음도 전했다.
박인비는 "비처가 호주 사람인데 호주 팬들 앞에서 우승하는 모습을 보여줘 기쁘다"며 "많은 호주 팬들도 축하해주셔서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인사했다.
다음 주부터 예정됐던 태국, 싱가포르, 중국 대회가 모두 취소돼 3월 중순 파운더스컵으로 시즌을 이어가는 박인비는 "쉬는 시간이 충분히 생겼으니 남은 한 달 체력을 보충하고 부족한 부분을 채워 미국 본토 대회에 대비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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