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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11년 찐우정' 이동준×김진규, "눈빛만 봐도 알아, 단점이 있다면…"[현장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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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부산의 이동준(왼쪽)과 김진규가 13일 부산 클럽하우스에서 만나 인터뷰한 후 포즈를 취하고 있다.부산 | 정다워기자


[부산=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인생의 절반을 함께한 사이. 부산 아이파크의 이동준과 김진규는 요샛말로 ‘찐우정’을 공유하는 관계다.

나란히 1997년 2월 생인 이동준과 김진규는 2009년 부산 산하 유스팀이었던 신라중에 입학해 개성고까지 함께했다. 김진규는 2015년 졸업 후 프로직행했고, 이동준이 숭실대에 진학했다 2017년 부산에 입단하면서 두 사람도 재회했다. 이제 이들은 부산의 간판이 됐다. 지난해 이동준은 K리그2 37경기에 나서 13골7도움으로 맹활약하며 리그 MVP에 선정됐다. 김진규도 32경기에 출전해 4골3도움을 기록하며 승격에 기여했다. 두 사람은 23세 이하(U-23) 축구대표팀에 발탁돼 지난 1월 태국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에서 주축으로 활약하며 우승 및 2020 도쿄올림픽 본선 진출을 이끌었다. 특히 지난 1년간 두 친구의 동행은 성공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 13일 부산 클럽하우스에서 만난 이들은 “정말 친하다. 10년 넘게 붙어다녔기 때문에 눈빛만 봐도 잘 안다”라고 입을 모았다. 김진규는 “밖에서도 자주 본다. 워낙 오래 된 친구라 늘 있는 사람 같다. 편하고 잘 맞는다. 이성을 보는 취향도 비슷하다. 약간 귀엽고 청순한 느낌을 둘 다 좋아한다”라고 말하며 웃었다.

경기장 밖에서도 그렇지만 안에서는 더 잘 맞는다. 김진규는 중앙 미드필더, 이동준은 윙어라 서로 돕는 구실을 한다. 지난 챔피언십 중국전에서도 김진규가 후반 막판 절묘한 공간 패스를 넣어주고 이동준이 마무리하는 장면이 연출됐다. 김진규는 “서로의 장점을 잘 안다. 저는 동준이가 파고드는 타이밍에 패스를 넣을 수 있다. 믿음이 있어 마음 놓고 패스를 준다”라고 말했다. 이동준도 “진규는 제가 좋아하는 패스의 코스, 세기, 구질을 잘 안다. 너무 잘 맞춰 넣어준다. 중국전에서도 뛰면 공이 올 줄 알았다”라고 서로의 호흡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경기장 안팍에서 절친이지만 의외로 두 사람은 성격이 정반대다. 김진규는 “저는 침착하고 차분한 편이다. 축구할 땐 물론이고 일상생활에서도 그냥 편하게 산다. 흥분을 잘 안 하는 것 같다. 동준이는 저와 반대다. 욱하는 면이 있다. 축구할 때도 그렇고 운전할 때 특히 그렇다. 옆에서 보면 웃길 때가 많다”라고 웃으며 말했다. 이동준도 “인정한다. 맞는 말이다. 승부욕이 조금 심해서 그런 것 같다. 저와 달리 진규는 늘 평온하다. 확실히 성격은 다르다”라고 덧붙였다.

같은 맥락에서 김진규는 ‘친구가 어떤 점을 고쳤으면 좋겠나’라는 질문에 “욱하는 면을 고쳤으면 좋겠다. 물론 동준이가 선을 넘거나 과하게 흥분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더 차분하게 경기에 임하면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다”라고 답했다. 같은 질문을 받은 이동준은 성격이 아니라 플레이 스타일에 대해 이야기했다. “진규는 패스를 정말 잘하고 공도 여우 같이 영리하게 찬다. 요새는 수비까지 잘해졌다. 만능으로 거듭나고 있는데 딱 하나, 슛이 부족하다. 슛을 너무 안 한다. 골을 더 많이 넣을 수 있을 것 같은데 슛을 아낀다. 그 점을 고쳤으면 좋겠다.” 이는 김진규도 인정하는 사실이다. 그는 “어려서부터 골보다 어시스트를 할 때 쾌감을 느꼈다. 그게 습관이 됐다. 고치려고 하는데 잘 안 된다. 이제는 더 과감하게 슛을 해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2020년은 두 선수에게 모두 중요하다. 부산이 1부리그에서 경쟁하고 여름에는 올림픽도 있다. 이동준은 “지난해부터 우리에게 좋은 일들만 일어나고 있다. 올해에도 부산의 좋은 성적을 이끌며 둘이 함께 올림픽에 가면 좋을 것 같다. 둘 다 못 가더라도 한 명이라도 가는 게 좋다”는 바람을 말했다. 김진규도 “둘 다 부상 없이 뛰는 게 제일 중요하다. 저도 동준이도 다치지 않았으면 좋겠다. 여러 목표들을 함께 달성해가면서 좋은 일만 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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