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쉬 단장 "김광현은 우리 팀에 적합한 선수…팀 적응도 빠를 것"
"김광현 성공한다면 아시아 출신 선수 영입 더 활발해질 수 있어"
답변하는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단장 |
(주피터[미국 플로리다주]=연합뉴스) 유지호 김경윤 기자 =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마이크 거쉬 단장은 2006년부터 14년 동안 한 구단에 몸담은 정통 '세인트루이스 맨'이다.
아마추어 스카우트로 메이저리그에 첫발을 내디딘 뒤 분석팀, 운영지원팀 등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고 부단장을 거쳐 2017년 단장직에 올랐다.
거쉬 단장은 중요한 의사 결정의 순간마다 그 자리에 있었다. 그리고 자신의 의견을 관철해 팀을 성공으로 이끌었다.
세인트루이스는 2011년 월드시리즈에서 우승했고, 지난 시즌엔 내셔널리그 중부지구에서 1위를 차지한 뒤 리그 챔피언십시리즈에 진출하기도 했다.
새 시즌 월드시리즈 우승을 노리는 세인트루이스는 지난해 12월에도 중요한 결정을 내렸다.
거쉬 단장은 스프링캠프 첫 공식 훈련을 하루 앞둔 12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주피터 로저 딘 스타디움 훈련장에서 연합뉴스와 만나 김광현을 영입한 배경과 목적을 설명했다.
그는 "김광현은 유니폼 판매 등 한국 시장을 향한 마케팅 측면에서 뽑은 선수가 절대 아니다"라며 기대감을 숨기지 않기도 했다. 다음은 거쉬 단장과 일문일답.
포즈 취하는 마이크 거쉬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단장 |
▲ 김광현은 다른 아시아 출신 선수들보다 훨씬 오랫동안 지켜봤다. 그가 처음으로 포스팅을 신청한 2014년부터 영입리스트에 올렸다. 우리는 그가 지난 시즌 후 시장에 나올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그래서 지난해 여름부터 맷 슬레이터 아시아 스카우트 책임자 등을 한국으로 파견했다. 우리는 김광현의 투구 영상과 자료를 검토해 높은 평가를 했고, (지난해 12월) 메이저리그 윈터미팅에서 김광현의 에이전트와 접촉했다.
-- 포스팅에 나온 김광현은 30일 안에 계약을 마쳐야 했는데.
▲ 30일은 충분한 시간이다. 더군다나 그는 윈터미팅 직전 포스팅을 신청했다. 이때는 계약 맺기 좋은 시기였다. 만약 김광현이 (많은 선수가 쏟아져 나오는) 11월에 포스팅을 신청했다면 계약에 어려움을 겪었을 것이다. 당시 우리는 내부적으로 (불펜투수) 카를로스 마르티네스의 선발 로테이션 복귀에 관해 의논하고 있었다. 우리는 김광현이 선발 혹은 불펜으로 합류하길 바랐다. 김광현이 불펜 투수 역할도 수락할 수 있다면 우리 팀에 적합한 선수라고 판단했다.
연합뉴스와 인터뷰하는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단장 |
-- 김광현의 어떤 점이 특히 마음에 들었나.
▲ 김광현은 KBO리그와 각종 국제대회에서 큰 성공을 거둔 투수다. 그는 이길 수 있는 모든 대회에서 우승했다. 올림픽과 월드베이스볼클래식, 한국시리즈 등 그는 어디서든 승리를 맛봤다. 그의 볼넷 허용률이 해가 갈수록 좋아지고 있었고, 삼진율도 높아지고 있다는 점에 집중했다. 좋은 직구와 이를 보완할 수 있는 슬라이더도 높게 평가했다. 좌투수로서 빠른 직구와 슬라이더를 던질 수 있어 경쟁력이 있다. 불펜 투수로서는 두 가지 구종만으로도 좋은 선수다. 김광현은 커브와 체인지업도 던질 줄 안다. 선발을 맡을 수도 있다.
-- 김광현이 선발투수를 고집하지 않은 게 계약에 영향을 미쳤나.
연합뉴스와 인터뷰하는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단장 |
-- 오승환(삼성 라이온즈)에 이어 두 번째로 한국 투수를 영입했다. 마케팅 측면에서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하나.
▲ 구단을 한국 시장에 알리는데 분명히 좋은 효과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김광현과 계약한 건 유니폼을 팔기 위해서가 아니다. 그가 좋은 공을 던지기 때문이다. 우리는 그라운드 내에서의 능력에 초점을 맞췄다.
-- 올 시즌 세인트루이스는 어떤 성적을 거둘 것 같나.
▲ 우리는 지난 시즌 (내셔널리그 중부지구 우승 후) 디비전시리즈에서 승리했다. 기존 전력을 유지한 상태에서 김광현을 영입했다. 아울러 선발투수 애덤 웨인라이트와 재계약했다. 좋은 전력을 꾸렸다고 생각한다. 외야엔 해리슨 베이더, 타일러 오닐, 레인 토머스 등 기량 좋은 젊은 선수들이 많다. 그들이 어떤 모습을 펼칠지 기대된다.
연합뉴스와 인터뷰하는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단장 |
-- 김광현 외에 관심을 둔 한국 선수가 있나.
▲ 오승환을 영입하기 전 우리는 아시아 시장에 적지 않은 투자를 했다. 스카우트를 파견하고 스카우트 시스템을 만들었다. 그렇게 구축한 시스템은 현재 좋은 역할을 하고 있다. 이 시스템을 바탕으로 우리는 좋은 결정을 내릴 수 있었다. 영입한 선수들은 추후 다른 선수를 영입할 때도 영향을 미쳤다. 오승환은 (요미우리 자이언츠에서 뛰던) 마일스 마이콜라스를 영입하는데 확신을 안겼고, 마이콜라스의 성공은 김광현 영입에 영향을 줬다. 김광현이 새 시즌 좋은 모습을 보인다면 이런 과정이 또 이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포즈 취하는 마이크 거쉬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단장 |
-- 김광현 등 메이저리그에 처음 입성한 선수에게 조언한다면.
▲ 메이저리그는 문화적인 측면에서 많은 것이 다르다. 그러나 오승환은 편안하게 미국 생활에 적응하고 빠르게 팀 내에 녹아들었다. 이런 점에서 김광현 역시 빨리 적응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곧 팀 동료들과도 즐겁게 생활할 것이다. 스프링캠프에선 치열한 경쟁을 해야 하지만, 이 과정을 즐기길 바란다.
-- 옆에서 지켜본 김광현의 성격은 어떤 것 같나.
▲ 김광현은 우리 의견을 잘 이해하는 것 같다. 김광현과 만났을 때도 문제없이 소통했다. 현지 미디어와 인터뷰에선 도움이 필요하겠지만, 동료 선수들과 친분을 쌓는 데는 문제 없을 것 같다.
cycl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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