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노인일자리 사업 시기를 3월에서 1월로 앞당기면서, 지난달 60세 이상 취업자가 전년대비 50만7000명 증가했다. 통계 작성 후 최대치다. 50대 이상 취업자도 6만2000명 증가했다.
5060세대에서 취업자가 큰 폭으로 늘어나면서, 전체 취업자 수는 2014년 8월(67만명) 이후 5년 5개월 만에 가장 큰 폭인 56만8000명 증가했다. 그러나 경제활동의 중심 연령대인 40대는 취업자가 8만4000명 감소했다. 정부의 노인 일자리 사업이 취업자 수 증가 규모를 키우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2월부터는 이런 ‘착시 현상’이 잦아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통계청이 12일 발표한 ‘2020년 1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는 2680만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56만8000명 증가했다. 증가폭만 놓고 보면 2014년 8월 이후 최대치다. 경제활동인구(2795만2000명)에서 취업자가 차지하는 비중을 보여주는 고용률은 60.0%로 지난해 1월에 비해 0.8%포인트(P) 상승했다. 경제활동인구인 15~64세 고용률은 66.7%로 전년대비 0.8%P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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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령별로는 만 15~29세 고용률은 44%로 전년 동기 대비 1.1%P 상승했다. 30대 고용률은 76.7%로 1.5%P 올랐다. 반면 40대 고용률은 78.1%로 0.2%P 하락했다. 60세 이상 고용률은 38.6%로 전년 동기 대비 2.6%P 상승했다. 특히 65세 이상 고용률이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2.8%P 오른 29.1%를 기록했다.
비경제활동인구(1671만3000명)는 전년대비 15만1000명 감소했고, 실업자(115만3000명) 또한 작년 1월보다 7만1000명 줄었다. 실업률은 4.1%로 전년대비 0.4%P(포인트) 하락했다. 청년층 실업률은 7.7%로 지난해 1월 대비 1.2%P(포인트) 낮아졌다.
취업자 수가 큰 폭으로 늘었지만, 취업자 수 증가폭의 90%는 60대 이상에서 나왔다. 60대 이상 취업자는 전년대비 50만7000명 증가해 1982년 관련 통계 작성 후 가장 많이 늘었다. 50대에서는 6만2000명 증가했다. 전체 취업자수 증가폭(56만8000명)보다 많은 56만9000명이 50대와 60대에서 나온 셈이다. 20대와 30대는 각각 6만3000명, 1만8000명 증가했다. 다만, 경제활동의 중심축인 40대에서는 8만4000명 감소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예년에는 3월부터 시작됐던 정부의 노인 일자리 사업이 올해부터는 1월부터 시행된 것이 60세 이상 취업자 증가 추세에 영향을 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면서 "지난해 1월 취업자수 증가폭이 1만9000만명에 불과했던 것에 따른 통계적 기저효과가 1월 취업자 수 증가폭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단시간 일자리 중심으로 취업자가 늘어나는 추세도 지속되고 있다. 주당 취업시간이 36시간 미만인 취업자는 56만9000명 늘어난 데 비해, 36시간 이상 취업자는 2만7000명 증가하는 데 그쳤다.
산업별로는 제조업 취업자가 증가세로 돌아선 것이 눈에 띈다. 제조업 취업자는 8000명 증가해 2018년 4월 이후 21개월만에 증가세를 나타냈다. 이밖에 보건업 및 사회복지 서비스업(18만9000명), 숙박 및 음식점업(8만6000명), 예술·스포츠 및 여가관련 서비스업(6만9000명), 농림어업(7만9000명) 등도 취업자 증가추세가 이어졌다.
다만, 도소매업(-9만4000명), 정보통신업(-3만5000명), 금융보험업(-3만2000명) 등에서는 감소세를 이어갔다.
전문가들은 노인 일자리 중심의 취업자 증가추세가 2월 통계부터는 주춤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의 노인 일자리 사업 효과가 지난해 2월부터 본격화된 것을 감안해야 한다는 시각이다. 60대 이상 취업자 수 증가폭은 지난해 1월까지는 20만명대 수준이었지만, 작년 2월부터 30만~40만명 수준으로 훌쩍 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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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민간 경제연구원 관계자는 "정부가 노인 일자리 사업 효과로 인한 통계적 역기저효과를 막기 위해 노인 일자리 사업 규모를 60만명에서 73만명으로 확대했지만, 작년처럼 60대 이상 취업자가 전체 취업자 증가 규모를 주도하는 현상은 주춤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우한 폐렴(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인해 경제활동이 위축되고 있다는 점도 향후 고용지표에 악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우한 폐렴 확산에 대한 우려로 중국인 관광객이 줄고, 도소매업 등 자영업자 업황이 부진하다는 점은 내수 업종에서의 취업자 감소 요인이 될 수 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열린 신종 코로나 관계 장관회의에서 "향후 신종 코로나가 서비스업 등에 영향을 미쳐 고용 불확실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세종=정원석 기자(lllp@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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