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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키나와 시대 저문 KBO, 2021 애리조나 리그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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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KT 애리조나 투산 키노 스포츠컴플렉스 스프링캠프. 투산(애리조나) | 강영조기자kanjo@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몇 년 전 오키나와로 집결했던 KBO리그 구단들이 이듬해 다시 한 곳을 응시하고 있다. 현재 미국 애리조나에서 한화, NC, KT가 스프링캠프에 임하고 있는 가운데 이듬해에는 6팀 가량이 애리조나에서 모일 것으로 보인다.

이유는 뚜렷하다. 훈련 시설과 기후 모두 애리조나 만한 곳이 없다. 한 때 7~8 구단이 집결했던 오키나와의 경우 한일관계를 차치해도 최근 몇 년 사이 비가 잦아지고 기온도 내려갔다. 자연스레 다수의 구단이 오키나와가 아닌 미국이나 호주, 혹은 대만으로 훈련지를 옮기면서 평가전 이점도 사라졌다. 과거에는 마치 오키나와에서 시범경기를 치르듯 KBO리그 팀 간의 평가전이 꾸준히 열렸다. 하지만 올해 오키나와에서 캠프를 치르는 구단은 삼성과 LG 밖에 없다. 거리가 가깝고 시차 적응이 필요없는 것은 오키나와의 뚜렷한 장점이지만 스프링캠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훈련이다. 비오는 날이 극소수인 애리조나에서 캠프를 열면 계획대로 훈련에 임할 수 있다.

호주도 시설과 기후는 나쁘지 않다. 문제는 평가전이다. 현재 호주에서 캠프를 치르고 있는 LG와 두산, 롯데만 봐도 그렇다. LG는 블랙타운, 두산은 멜버른, 롯데는 애들레이드에서 시즌을 준비하고 있는데 서로 평가전을 치르기에는 거리가 너무 멀다. 호주 리그 팀들처럼 비행기로 이동하려면 경비부담이 따른다. 애리조나는 애초에 빅리그 팀들이 평가전을 용이하게 치르도록 밀접한 곳에 시설을 건설했다. 피닉스 인근 지역 스프링캠프 시설은 한 시간 이내 거리에 인접해있고 투산으로 이동하는 것도 두 시간이면 된다.

각 구단 단장들도 애리조나의 장점을 예전부터 인지하고 있었다. 1월 중순부터 스프링캠프가 열렸던 2016년까지만 해도 ML(메이저리그) 구단 시설에서 1차 캠프를 열고 ML 캠프가 시작되는 2월 중순에 2차 캠프 장소로 떠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2017년부터 캠프 시작일이 2월 1일로 맞춰졌고 ML 시설을 빌리는 경우도 크게 줄었다. 과거 마이너리그 팀이 썼던 시설을 장기간 임대한 NC와 KT는 문제가 없었지만 LA 다저스 시설을 사용한 LG, 텍사스 시설을 사용한 히어로즈는 새로운 장소를 물색할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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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애리조나 글렌데일 LA 다저스 시설에서 진행 중인 LG 스프링캠프. 글렌데일(애리조나) | 강영조기자 kanjo@sportsseoul.com


그런데 최근 ML 구단들이 애리조나에 새로운 시설을 건립하면서 다시 문이 열렸다. LG는 이듬해부터 샌프란시스코가 사용하는 애리조나 스코츠데일 자이언츠 컴플렉스에서 스프링캠프를 치른다. LG는 샌프란시스코가 애리조나 메사에 대형 훈련시설을 구축하고 있는 것을 파악해 지난해 여름부터 자이언츠 컴플렉스에 들어가는 계획을 세웠다. 지난해 12월 스코츠데일 측과 계약을 체결하며 2018년 이후 3년 만에 다시 애리조나로 향하는 게 확정됐다. 롯데 또한 이듬해 훈련 장소로 현재 캠프를 치르고 있는 호주 애들레이드와 애리조나를 두고 고민 중이다. 오는 25일부터 SK도 플로리다 1차 캠프를 마치고 애리조나 투산에서 2차 캠프에 임한다. 2021년 2월에는 한화, NC, KT, SK에 LG와 롯데까지 6팀이 애리조나에서 시즌을 준비할 수 있다. 6팀이 애리조나에 집결하면 수 년 전 오키나와 리그처럼 애리조나 리그가 열릴 전망이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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